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차기 정계 주도권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한 전 대표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먼저 포문을 열었고 이 대표는 곧바로 응수했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 전 대표가 '이 대표가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응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판매를 시작한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에서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이 대표”라며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 판결을 막으려 계엄이나 처벌 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한 전 대표의 저서에 대해 공식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셈이다.
이후 한 전 대표는 다시 공세를 펼쳤다. 한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 재판 잘 받으라”고 했다.
두 사람의 공방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합리적 중도·보수 세력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일찌감치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 대표는 최근 들어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동시에 이른바 '헌정수호연대'를 띄우는 방식으로 중도·보수 공략에 나선 상태다. 반면에 보수정당 후보로 나서야 하는 한 전 대표는 이 대표 비판을 통해 민주당의 이러한 전략을 차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당내 주류인 탄핵 반대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는 한 전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공격을 통해 지지층 달래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