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이노텍이 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2029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히팅 카메라를 올해 양산하는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지태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자신문과 만나 “현재 국내 주요 고객사와 북미 3개사·유럽 2개사·일본 1개사 등에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데, 2029년에는 글로벌 탑티어 거래선에서 시장 점유율 1위가 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에서 글로벌 톱10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주요 고객사 대상 시장 점유율은 업체별로 상이하지만, 2029년에는 모두 1위로 올라서겠다는 게 목표다.
차량용 카메라 매출도 조(兆)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차량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수준(1조원 미만)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반으로 매출 규모도 키우겠다는 것이다.
조 사업부장은 LG이노텍 베트남생산법인장과 광학솔루션생산1담당 등을 역임한 기술·제조 전문가다. 지난 2022년 말부터 광학솔루션사업부장으로 모바일·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에서 국내 업체 및 중국·대만 기업 등과 경쟁 중인 가운데 자동차 카메라 핵심 공급망에서 탈(脫) 중국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LG이노텍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기술적 측면에서는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인 센싱 카메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부가 제품들로 대형 고객사를 잡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LG이노텍은 히팅 카메라 모듈을 올해 말부터 양산, 북미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당초 양산 목표 시점은 2027년이었지만, 사업화가 빠르게 이뤄지며 납품 시기가 앞당겨졌다. 히팅 카메라는 렌즈 하단을 직접 가열해 눈·성에를 제거하는 것으로, 렌즈 해동 소요 시간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는 제품이다.

최근 개발을 완료한 고성능 인캐빈(실내용) 카메라는 2026년 양산을 준비 중이다. 최대 수평시야각(HFOV)이 143도로 모니터링 범위가 기존 대비 2배 확대된 이 제품은 카메라 한 대로 운전자와 탑승자를 모두 살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지태 사업부장은 “히팅 카메라는 렌즈 해동 이외에 구동부가 회전하면서 세정력을 개선한 '올 웨더 카메라 솔루션'으로 고도화, 샘플을 올해 안에 고객사에 공급할 방침”이라며 “유럽에서 차량에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의무 장착을 법제화하는 등 인캐빈 카메라도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이 집중 공략하고 있는 차량용 카메라 시장은 북미 지역이다. 현재도 차량용 카메라 모듈 매출의 40% 정도가 북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멕시코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LG이노텍의 북미 사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멕시코 공장의 차량용 카메라 모듈 생산 능력이 대폭 증가, 북미 고객사 수요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고율 관세를 예고해 사업 불확실성이 높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주요 고객사들의 판단”이라며 “멕시코 신공장은 당초 계획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 프로세스에 인공지능(AI)을 적용, 수율과 제조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으로 차량용 카메라 모듈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