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에 경기침체까지…카드 가맹점수수료 비중 30% 깨지나

소비 위축에 실적 감소 예상
내달 수수료 인하 추가 타격
신사업 활로 탐색도 마땅찮아

Photo Image

카드사 실적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3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부터 카드수수료 인하를 앞둔 상황에서 올해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카드사의 수익성 관리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9일 카드업계 및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카드사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36%에 달했던 가맹점 수수료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3분기 들어 30%까지 낮아졌다. 대신 할부카드 수수료의 비중이 11%에서 19%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지난해말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이 다음달 14일부터 시행을 앞둔 만큼 전체 카드사 수익에서 가맹점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12월 안팎으로 비상계엄 선포, 탄핵 국면이 잇따르면서 연말 소비가 크게 줄어든 만큼 30%선을 지킬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지난달보다 12.3포인트 떨어지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한신평은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각 카드사의 수익이 213억~499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499억, KB국민카드가 427억원, 현대카드는 422억원 가량 가맹점 수수료가 줄 것으로 관측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약 5.9~15.0% 가량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한신평에서는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되었음에도 2019년 이후 가맹점수수료수익 규모가 유지된 이유는 카드사용 증가에 따른 양적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민간소비지출 추이 및 경기둔화 등을 고려할 때 카드이용실적 성장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맹점수수료의 양적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렇다 보니 카드사들은 본업이 아닌 장기 카드 대출 중심의 현금대출 등 부수업무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썩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다. 당장 오는 7월부터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적용을 앞두고 있다. 그간 카드사마다 앞다퉈 늘렸던 카드론 역시 금융당국의 강한 규제 속에 억제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3조67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3566억원)보다 9.5% 증가했다. 본업 대신 카드사의 실적을 이끌어 온 대안마저도 앞으로는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디지털 플랫폼 사업도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데이터 사업을 펼치고 있는 신한카드마저도 데이터 영역에서 나오는 수익은 1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액의 절반도 채 안되는 액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본업을 영위하기 위한 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만큼 결국 카드사는 무이자할부나 이벤트 등 각종 비용을 줄이는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경기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회원 기반을 확보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Photo Image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