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영어회화 학습 1위 애플리케이션(앱) '스픽'(Speak) 장기 구독자가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이용약관을 시정했다.
공정위는 스픽이지랩스코리아의 스픽 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해 구독권 결제일 30일 이후 환불 불가로 정한 조항을 30일 이후에도 일정 금액 공제 후 환불받을 수 있도록 시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스픽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스픽이지랩스가 2019년 12월에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영어 회화 학습 앱이다. 국내 주요 앱마켓 교육분야에서 2022년 매출 1위를 기록했고, 누적 다운로드 수는 올해 기준 500만건을 넘었다.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스픽은 이용 기간에 따라 월간, 연간, 평생 이용권 등 3가지 유료 구독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스픽은 결제일로부터 30일 이내에는 부분 환불을 제공하지만, 30일이 지나면 전혀 환불을 해주지 않아 연간, 평생 이용권 등 장기 구독서비스의 환불을 제한하고 있다. 구독자들로부터 부당하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공정위는 신고된 약관조항을 심사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스픽의 구독권은 1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계속 학습 서비스 등을 공급하는 '계속거래'에 해당한다.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소비자는 구독권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어야 하고,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계약 해지로 발생한 손실을 현저하게 초과하는 위약금을 청구하면 안 된다. 실제로 공급된 서비스의 대가를 초과해 수령한 계약대금의 환급을 부당하게 거부해서도 안 된다.
공정위는 “스픽의 해당 조항은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스픽은 결제일 30일 이후 환불 불가로 정한 부분을 삭제하고, 결제일 7일 이후에는 총계약대금에서 이용분과 위약금을 공제한 금액을 부분 환불해주는 것으로 한 개정 약관을 내년 1월 1일 자로 시행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전세계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 하여금 국내 법령에 따른 소비자 보호 의무를 다하게끔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구독경제 분야에서 소비자 피해가 예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