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을 뒤흔든 연쇄살인범
1950년대 가족 11명을 살해해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범 '장난스러운 할머니'가 온라인에서 다시 조명되고 있다.
미국 매체 피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연쇄살인마 낸시 “내니” 도스 사건에 대해 전했다.
낸시 “내니” 헤이즐은 1905년 미국 앨라배마주 칼혼 카운티의 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강압적이고 통제적인 아버지 아래 학교도 가지 못한 채 농사일을 도우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교 모임, 화장이나 드레스 등 소녀들이 선망하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살아온 내니는 1921년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 권유로 찰리 브래그스와 결혼했다.
그러나 1923년 시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부부 사이가 점차 악화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내니는 술과 담배에 의지하는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중 1927년 네명의 자녀 가운데 두 딸이 식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찰리는 내니를 의심했고 1928년 이혼하며 장녀의 양육권을 가져갔다. 찰리는 이 선택으로 내니의 남편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남편이 됐다.
이혼 후 친정으로 돌아온 내니는 전과자인 프랭크 해럴슨과 결혼했다. 그와 16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한 내니는 1945년 그가 마실 술에 쥐약을 타 살해했다. 식중독으로 처리돼 거액의 보험금을 타기도 했다.
내니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신문 개인 광고로 알코올 중독자인 애리 래닝을 만나 사흘만에 결혼했다. 내니는 그를 쥐약으로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러 보험금을 타냈다. 이 화재로 래닝의 어머니(내니의 시어머니)도 사망했다. 래닝은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기 때문에 경찰의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
이어 펜팔을 통해 만난 네번째 남편 리처드 모튼을 결혼 3개월 만에 비소로 살해했고, 목사인 다섯번째 남편 새뮤얼 도스를 결혼 1년만에 살해했다.
의사들이 부검한 결과 새뮤얼의 체내에서는 엄청난 양의 비소가 발견됐다. 부검의는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내니의 범죄는 27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경찰에 붙잡힌 내니는 심문 과정에 범행을 부인하며 로맨스 소설을 읽었다. 수사관이 책을 보지 못하게 하고 심문하자 “새뮤얼은 내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게 했고, 가장 더운 날에 선풍기 없게 자게 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전 남편들 사망에 대해 묻는 수사관에게 “로맨스 소설을 돌려받을 수 있다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답했고, 이후 심문에서 전남편 4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범행 이유에 “돈 때문이 아니라 진짜 사랑을 찾고 있었을 뿐”이라는 대답했지만 4명의 남편 외에도 친엄마, 여동생, 두 딸, 두 명의 손주, 시어머니 등 총 11명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뒤 내니는 기자들을 향해 키득키득 웃으며 “(검찰이 무슨 결정을 내리든) 상관없다. 하고싶은 대로 해라”고 말해 '장난스러운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첫번째 재판에서 내니는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판사는 그가 정신병을 앓고 있다며 무기 징역을 선고했다. 그는 1965년 교도소 병동에서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