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도 당장 필요한 치료나 약물이 무엇인지 의사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에서 마이데이터가 더욱 필요한 이유입니다.”
성상민 부산대학교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은 19일 서울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4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협의체 성과교류회'에서 지역 의료현안 해결을 위한 마이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협의체 간사기관인 부산대학교병원과 부산테크노파크가 주관하는 이번 성과교류회는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을 비롯해 연구과제에 참여 중인 전국 병원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해 내역 간 연계 방안과 향후 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 연계 활용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여러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 진료기록 등 의료정보를 마이데이터로 표준화하고 이를 한눈에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개 플랫폼 '건강정보 고속도로' 구축에 착수, 상급병원 중심으로 속속 개통을 시작했다. 올해 상급종합병원 21곳이 건강정보 고속도로 데이터 제공 기관으로 신규 참여해 2025년부터는 47개 상급종합병원에서 마이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공모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활용기술 연구개발 및 실증사업'에 선정돼 부산테크노파크, 아이티아이즈, 하이웹넷, 메가브릿지와 컨소시엄을 꾸려 지역 중심 마이데이터 기술·생태계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물로 최근 지역 시민 건강을 위한 의료 마이데이터 헬스케어 슈퍼앱 '건강BU(부)심'을 내놨다. 건강BU심은 의료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진료 및 처방 이력, 제증명 발급 등 평소 병원별로 분산된 업무를 앱 하나에 담았다. 활동, 혈당, 혈압, 수면, 체성분 5가지 유형 건강 데이터를 연계한 일상건강 모니터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의료진이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한 진단과 처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통합 웹뷰어'와 구급대원-응급실-전공의 등 다자간 협진을 지원하는 '응급상황 긴급대응 시스템'도 구축했다.
부산대병원은 사하 소방서, 사상구 보건소 등과 손잡고 지역 실증에 착수했다. 올해 심뇌혈관 질환 퇴원 환자 38명, 지속 관리 대상 재활환자 102명, 재활환자 중 응급환자 50명, 마을건강센터 방문환자 112명을 비롯해 국민실증단 596명을 모집했다.
성상민 원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나라보다 앞서가는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부산대병원도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현장 실증을 통해 통합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마을건강센터, 응급상황 긴급대응 시스템 연계 등으로 지역 의료현안 해결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성과교류회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주상담의 지원기술 개발(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산학협력단, 고려대 산학협력단) △환자 안전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기술 개발(가톨릭대 산학협력단, 충북대병원, 아주대 산학협력단,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마이데이터 보호기술 개발(가톨릭대 산학협력단, 서울대병원, 강원대 산학협력단) 등 3대 분야 10개 연구과제를 수행 중인 기관들이 올해 성과를 나누고 내년도 협력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은 “10여년 전 보건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처음 검토했을 때만 해도 기술적 여건이 따라오지 못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활용 방안이 제시될 정도로 발전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면서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주도해 국민 보건의료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