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아산유니버시티 데모데이 최우수상<2>김규남 소브 대표 “실험실 연구가 기후 창업 아이템 돼…아이디어에 대한 확신과 실행력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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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유니버시티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소브 김규남 대표. (사진=소브)

“작은 스타트업인 소브는 개러지 오피스(Garage office)에 가까운 환경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초기 자금 확보와 실패를 반복하며 기술을 완성하는 과정이었죠. 사업에 필요한 이산화탄소 포집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는 '창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2년 탄생한 소브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장비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소브의 김규남 대표를 비롯한 팀원들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 출신이다. 김 대표는 얼마 전 박사 학위 심사를 받았다. 논문 주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 설계'다. 실험실 연구가 빛을 본 사례다.

김 대표는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기후변화에 대한 인지였다”며 “박사 과정에서 관련 연구를 하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고, 그 문제가 얼마나 크고 시급한지 깨달았다”고 창업 배경을 밝혔다.

모든 연구자의 궁극적 목표 중 하나는 자신의 연구가 상용화 돼 실제 산업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것 아닐까. 김 대표도 박사 과정에서 애착을 갖고 수행한 연구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처음부터 기후테크로 창업하겠다는 명확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연구를 통해 직면한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창업으로 이어졌다”면서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로 기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가 창업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에게 아산유니버시티 사업은 소브의 아이템과 딱 맞아떨어졌다. 소브는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 완성이 목표로 상당한 연구 자금과 지원이 필요하다. 교내·외를 가리지 않고 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하던 중 아산유니버시티 사업의 취지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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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남 대표(가운데)와 소브 팀원들이 함께 기념 촬영했다. (사진=소브)

김 대표는 이번 아산유니버시티 데모데이에서 수상을 예측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소브의 기술이 환경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국의 기후 정책은 유럽이나 미국처럼 적극적이지 않아 정책 의존도가 높은 사업 모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소브가 가진 기술의 가치를 알아봐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소브는 운이 좋은 사례다. KAIST의 창업지원 시스템이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KAIST 연구실에 기반을 둔 소브는 교내 연구 인프라를 100% 활용했다. 이번 연구는 사우디아람코의 지원을 받는데 KAIST와 아람코 이산화탄소 센터에서 실험 공간과 연구 시설 지원을 받는다. 이런 지원은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된다.

김 대표는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과 실행력”이라며 “기술이나 연구를 기반으로 창업을 고민한다면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소브의 목표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소브의 단기 목표는 전기 보조 온도변화 흡착(eTVSA)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의 파일럿 실증을 완료하는 것”이라며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성과 경제성을 검증하고, 최적화된 운영 매뉴얼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초기 투자 유치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도 차츰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소브의 기술이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 연계 기술과 다양한 탄소 활용(CCU) 응용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나아가 경제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해 전 세계적으로 확장 가능한 탄소 포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기후변화는 한 기업이나 개인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소브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아산유니버시티와 같은 다양한 혁신적 시도가 결합한다면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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