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여파 등으로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분야의 정부 연구 과제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I·SW 투자를 강화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와 배치되는 정책으로 글로벌 경쟁력 저하 우려가 제기된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따르면, 지난 2022년과 비교해 2023년과 2024년 SW, AI 정부 연구 과제가 줄었다.
SW 분야 대표 연구 과제는 2022년 80건과 비교해 2023년 24건, 2024년 44건으로 줄었다. AI는 2022년 230건에서 2023년 155건으로 급감한 뒤 2024년에 171건에 그쳐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AI 분야에서는 10억원 이상 대규모 연구 과제 규모도 줄어들었다. 지난 2022년 10억원 이상 연구 과제는 26건이었지만 2023년 12건, 올해는 24건에 수준이다. 올해 상당 부분 회복했어도 아직 2022년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SW·AI 분야 과제가 줄면서 연구 생태계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 2023년에 R&D 예산 증가율이 대폭 축소된 데 이어 올해는 33년만에 처음으로 R&D 예산이 삭감됐다. 이로 인해 대형 국책 과제가 감소하고, 연구자와 SW·AI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기초연구의 뿌리로 평가받는 생애 첫 연구와 기본 연구 과제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밝고 있으며, 신규 과제와 계속과제 수 모두 줄어드는 추세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 디지털 경제를 구현하고 SW 산업 진흥을 약속했지만 실제 정책에서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지 못한 것이다. SW 기업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혁신 기술을 지속 개발해야 하는데 연구 과제 축소는 혁신과 멀어지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W 기업 관계자는 “정부 지원 사업이 줄면서 작은 사업이어도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대학에서도 연구 과제가 줄어드니 석박사 인재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연구 과제가 모이면서 혁신이 이어지는데, 연구 과제 축소는 결국 혁신과 멀어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