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인공지능(AI) 성숙도 매트릭스'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AI 기술 성숙도와 잠재력 수준을 2군으로 분류했다. 세계 73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상위 5개국에 들지 못했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 국가의 AI 도입 현황, AI 기술에 기반한 경제 발전 잠재력 등을 평가했다. 이 평가에서 'AI 선도국가(AI pioneers)'로 분류된 나라는 캐나다, 중국, 싱가포르, 영국, 미국(알파벳 순) 5개국이다. 미국과 중국은 AI 분야 톱 2 국가로 평가되고, 캐나다와 싱가포르, 영국 역시 상위권으로 평가되던 나라들이다. 보고서는 AI 선도국가 5개국만이 AI에 대한 높은 수준의 준비 상태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2군인 'AI 안정적 경쟁국가(AI steady contenders)'로 분류됐다. 우리나라와 함께 2군으로 분류된 나라는 호주,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말레이시아, 스페인, 대만 등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AI 선진국 중 하나라고 자평해왔는데 이번 보고서는 다른 평가를 내렸다. 우리 정부가 최근까지 인용한 영국 토터스미디어 '글로벌 AI 순위'와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 순위는 미국이 1위, 중국이 2위이고, 3위부터 8위까지는 큰 차이가 없는 3위 그룹으로 봤다. 우리나라는 3위 그룹 중 싱가포르, 영국, 프랑스에 이은 6위로 평가됐다.
평가기관과 평가 방식, 시기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이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점이다.
AI는 미래 핵심 경쟁력이자 차세대 핵심산업으로 꼽힌다. AI 자체로는 물론이고, 다양한 산업분야와 결합해 기존 산업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세계 각국이 AI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이번에 2군으로 평가됐다고 낙담해서는 안된다. 기존 글로벌 AI 순위에서 8위였던 캐나다가 BCG 보고서에서 선도국가 그룹으로 올라간 것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미국과 중국이 AI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반면, 3위부터는 격차가 크지 않았다. 집중해서 경쟁력을 높이면 얼마든 치고나갈 수 있고, 잠깐 방심하면 순위가 떨어질 수 있다.
AI 경쟁력 향상을 산업계에만 맡겨서는 안된다. 정부가 적극적이고 정교한 AI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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