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문서 인사이트] ESG 경영과 디지털 시험성적서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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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 한국무역정보통신 디지털문서사업본부장

최근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하면서 ESG 경영이 핵심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ESG 경영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라는 비재무적 요소를 중시하는 경영으로 그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요소별로 기업 내부 및 기업 간 데이터의 디지털화와 효율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기업 간 유통되는 문서 중 시험성적서의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국가기술표준원이 발간한 '국내외 시험인증산업 실태조사(2023.10)'에 따르면, 국내 시험인증 사업체 수는 총 5만180개사이며, 연간 시험인증 성적서 발행 건수는 1550만건에 이른다. 이 중 공인기관에서 발행하는 시험, 검사, 교정을 포함한 전체 성적서는 연간 540만건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험성적서가 종이문서 형태로 유통되고 있어 여러 문제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성적서는 등기우편 또는 인편으로 전달하는데 발행기업 및 신청기업에서 이를 처리하기 위해 많은 인력이 소요되고 비용이 발생한다. 또 수요기업 역시 제출받은 종이 성적서의 위·변조 확인이 어렵고 보관 및 활용도 쉽지 않다. 실제 사례로 제출된 성적서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원전 가동이 몇 개월 동안 중단된 경우가 있었다.

시험성적서가 디지털 방식으로 유통된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신청기업 및 발행기업에서는 행정절차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수요기업은 시스템을 통한 정품 관리가 가능해져 사고의 위험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시설관리 및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시험인증 산업계의 업무방식 변화와 정부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시험성적서 발행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디지털기반의 내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중소 규모의 시험성적서 발행기업들은 상황이 열악해 공공차원의 공통 시스템 구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수요기업들도 성적서 수신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종이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수신하기 위해 발행기업과 시스템을 연계해야 한다. 최근 한전, 발전 공기업, 한국에너지공단 등 주요 수요기업이 디지털 방식으로 시험성적서를 수신하기 위해 시스템 연계를 추진하고 있어 발행기업과 신청기업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시험성적서의 유통을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특히 국방, 전력(원전) 등 국가 기간산업과 관련해서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해 위·변조가 불가능한 시험성적서의 발급·유통을 위해 '적합성평가관리 등에 관한법률 시행규칙'에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시험인증은 31만명이 넘는 종사자와 15조원이 넘는 시장 규모를 가진 중요한 산업이다. 이 산업에서 시험성적서가 종이서류가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 유통, 활용된다면 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기업의 ESG 경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시험성적서의 신청기업, 발행기업, 수요기업의 참여 확산과 정부의 제도 개선 등으로 디지털 시험성적서의 유통 및 활용이 폭넓게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문규 한국무역정보통신 디지털문서사업본부장 gmoon@kt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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