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서울시민뿐 아니라 도시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필수 관광지이지요. 그런데 한강에 대해 외국인에게 설명할 때 한강을 'Hangang'이라고 해야 할지 'Hangang River'라고 해야 하는지 헷갈리곤 해요.
이에 서울시는 최근 “한강의 올바른 영문 표기는 'Hangang River(한강 리버(강))'”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한강의 정확한 영문 이름을 써달라고 당부했어요.
'Hangang River'라는 영문 이름은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아래 문체부)가 지난 2020년 만든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따른 것이에요. 이에 따르면 산이나 강, 호수, 고개와 같은 자연 지형지물(땅 위에 있는 모든 물체)의 이름은 전체 이름을 로마자(영어를 표기하는 데 쓰는 문자)로 쓰는 것이 원칙이에요.
예를 들어 한라산은 'Hallasan'이 아니라 'Hallasan Mountain(한라산 마운틴(산))'이라고 쓰고 남산은 'Namsan'이 아니라 'Namsan Mountain(남산 마운탄(산))'이라고 쓰는 식. 용담폭포는 'Yongdampokpo Falls(용담폭포 폴즈(폭포))'가 되고 한계령은 'Hangyeryeong Pass(한계령 패스(고개))'가 되지요.
외국인은 '한강'에서 '강'이라는 글자가 '넓고 길게 흐르는 큰 물줄기'라는 뜻을 가진 단어라거나 '산'이라는 글자가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가 겹치더라도 이렇게 표기하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한강'을 통째로 인식하게 해 우리나라의 지명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에요.
'한강의 기적'은 영어로 이 같이 알려져 있어요. 'Miracle of the Hangang River'가 아닌 것. 서울시가 제시한 'Hangang River'를 엄밀히 해석하면 '한강강'이기 때문에 어색하고, 여기에 쓰인 대로 'Han River'라고 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실제로 국내의 한 영자신문에 소속된 한 에디터(기자)는 한강을 영어로 'Han River'로 표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시의 요청을 따르지 않겠다고 최근 밝혔어요. 그러면서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회사에서는 앞으로 이 같은 표현을 쓰기로 했다고 전했지요. 신문 등에서는 겹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자제하고 효율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
신문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Hangang River' 대신에 'Han River'라고 겹치는 말없이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어요. 최근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도 많은데 'Hangang River' 같은 표현은 오히려 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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