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폭풍] 국정 동력 상실...동해가스전 등 주요 사업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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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이후 탄핵 표결로 이어지는 국정혼란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과제의 동력이 힘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당장 여야의 내년 예산안 합의·처리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여야간 극하게 대립하는 정국 혼란 등으로 인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과제나 주요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따른다.

주요 국정 과제 가운데 계엄 선포 사태로 가장 크게 동력을 상실한 분야는 의료개혁이다. 정부는 계엄 포고령에 전공의의 의료현장 복귀를 종용하면서 '따르지 않으면 처단한다'고 적시했다. 이에 의료계는 일제히 정부 비판 및 윤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시, 경북도의사회 뿐만 아니라 서울시, 경남도, 충남도, 전북도, 부산시의사회도 일제히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계엄령 관련자 처벌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그간 정부, 의료계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온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양측의 협상 지점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달 첫 시추를 앞둔 동해 가스전 개발사업과 내년 본계약을 앞둔 체코 원전 수출 등 주요 에너지 사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동해 가스전 개발사업은 이달 중순 한국석유공사가 첫 시추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장 내년 초부터 시추 자료 분석비 등 추가 사업비가 필요하지만 예산안 처리가 변수다.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예산 일부를 대폭 삭감한 상황에서 증액 없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향후 사업 이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내년 3월 본계약을 앞둔 체코 원전 사업도 이번 사태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주요 변수로 지목되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과의 지식재산(IP) 분쟁을 본계약 전에 해소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원자력 학계 관계자는 “정부는 한국수력원자력, 웨스팅하우스간 문제로 분쟁 대상을 한정하지만 실제 한·미 정부가 협상의 물꼬를 터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각 부처 수장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교한 협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주요 사업은 물론 미국 새 행정부와의 사전 교감 등이 모두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 “내년 한국 경제 전망이 어두운데 출발마저 최악의 상황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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