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홈플러스 등 잇단 입점
배송 보완·신선식품 강점 살려
배달앱도 카테고리 폭 넓혀
생필품·패션·디지털 다양화
오프라인 유통과 배달 플랫폼 연합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유통사가 가진 상품 구색에 배달 플랫폼의 배송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온라인 유통(e커머스)을 넘어 배달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하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손을 맞잡는 모양새다.
홈플러스는 배달의민족(배민) 장보기·쇼핑에 입점했다고 3일 밝혔다. 전국 홈플러스 매장 '마트직송' 서비스를 배민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당일배송은 물론 고객이 원하는 날짜나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예약배송까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전국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는 물론 리빙·스포츠·가전·의류 등 비식품까지 주문할 수 있다.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또한 지난해 배민에 입점한 바 있다. 기존 퀵커머스(1시간 내 배송) '즉시배송' 서비스에서 마트직송 서비스까지 제휴를 확장해 시너지 창출을 확대하고 고객 접점을 다각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형마트·SSM 배달앱 입점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 이마트에브리데이, 7월 GS더프레시가 각각 배민에 입점했으며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지난달 배민에 입점했다. GS더프레시의 경우 요기요에도 나란히 입점해있다. 과거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입점에 그쳤던 배달앱 퀵커머스 영역이 대형 채널로 점차 확장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는 것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쿠팡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대형마트·SSM은 다양한 상품 구색과 오프라인 상권 내 영향력을 갖추고 있지만 온라인 경쟁력이 약하다.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로 새벽배송 서비스 제공도 사실상 막혀있다. 퀵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배달앱 제휴는 부족한 배송 역량을 보완하고 신선식품 등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열쇠다.
방대한 고객 접점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2166만명, 요기요 MAU는 488만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배달앱 입장에서도 대형마트 제휴는 업계 2위로 올라선 쿠팡이츠를 견제할 수 있는 카드다. 단순 음식 배달을 넘어 식료품·생필품·디지털·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퀵커머스 서비스 폭을 넓힐 수 있다. 배민이 지난해 가전양판점 전자랜드, 삼성스토어 등을 입점 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쿠팡이츠는 서울 송파 일부 지역에서만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과 배달앱 협업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쿠팡을 중심으로 한 e커머스가 유통 시장 과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류 채널로 올라선 상황이다. 본업 경쟁력 강화로 노선을 변경한 오프라인 유통과 퀵커머스를 앞세운 배달앱이 전략적 협업을 지속해 e커머스를 견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유통·물류·배달을 모두 내재화한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플랫폼·물류업체 간 전략적 협업 사례가 늘어나는 양상”이라며 “특히 퀵커머스는 꾸준히 성장해 향후 오프라인 소매업, e커머스와 나란히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