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라는 제과업계에서 흔치 않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는 오리온이 이달부터 초코과자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 단체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원재료인 카카오 가격 급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높은 영업이익률을 감안하면 경쟁사들과 다르게 어느 정도는 감내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과자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 부담을 전가했다는 지적이다.
3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오리온으로, 매출 2조 2425억원, 영업이익 3839억원으로 약 17.1%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이는 경쟁사들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롯데웰푸드는 매출 2조5836억원, 영업이익 1427억원으로 약 5.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농심도 매출 2조5836억원, 영업이익 1427억원으로 약 5.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크라운해테 역시 매출 7800억원에 영업이익 562억원으로 오리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약 7.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오리온은 이달 들어 카카오 가격 인상을 이유로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중심으로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롯데웰푸드가 지난 상반기 초콜릿 제품 가격을 인상한데다, 해태제과도 이달부터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공지하자 오리온도 뒤이어 가격 인상 내용을 발표했다. 게다가 오리온은 지난 3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해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던 내용을 번복하고 제품 가격을 올렸다.
이같은 오리온의 태도에 소비자단체들은 '가격 인상 철회'를 촉구했다. 녹색소비자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10여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전날 '가격 인상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소비자단체들은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 소비자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오리온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낀다”라며 “소비자와 신뢰를 저버린 오리온의 가격 인상에 매우 유감을 표하며, 오리온이 약속을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