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은행 추가 불법대출 정황…임종룡·조병규 재임 중에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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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정례 간담회'에 참석해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은행지주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우리은행에서 추가 부당대출 사례가 나올 전망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현 회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시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던 정황이 금융감독원에 의해 포착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2024년 정례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관련된 불법 대출금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인데, 현 행장과 현 회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 거래가 있는 것들이 검사 과정에서 확인이 됐다”며 “불법이나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사례들이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가 됐는지, 그리고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면 무슨 이유인지에 대해서도 점검해 볼 예정”이라며 “12월 중으로 이를 포함한 검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2020년 4월 무렵부터 올해 1월까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350억원 규모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검찰 수사로 70억∼80억원 규모 추가 부당대출 정황도 드러난 상황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원덕 전 행장 사임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우리은행을 이끌어왔다. 조 행장이해당 부당대출에 직접 관여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도 금융당국에 사후 보고를 지연한 혐의로 현재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이사진은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조병규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고 결론내리고 다른 행장 후보를 물색 중이다.

새롭게 발견된 우리은행 불법대출 건이 조병규 행장이나 임종룡 회장이 직접 관여한 사례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금감원은 새로운 불법대출이 발생한 시기에 대해서만 특정했으며, 금융당국 보고 지연 등 세부적인 개입 정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만나 “지주사 이사회가 관리 책임 자회사에 대해 이사회 기능에 맞는 관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표적으로 국내 금융사 해외진출 과정에서도 자회사 인수 관련 이사회 감독기능이 미흡하게 운영된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 한 은행의 경우 해외진출 대상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시 실무부서-리스크관리위원회-이사회로 이어지는 리스크 분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사례가 적발됐다. 부서 차원에서 리스크 분석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회에 유동성 지원을 선보고, 리스크위원회에서 국별 익스포져 한도를 상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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