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태광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SK브로드밴드 합산 지분 24.8% 전량을 인수해 지분 99.1%를 확보했다. SK브로드밴드를 사실상 완전 자회사로 재편입했다. 자본시장 침체 속에 무리한 IPO를 추진하기 보다, 통신·미디어 분야 시너지를 강화하고 변화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과 태광그룹, 미래에셋그룹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공개(IPO)보다는 향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더 큰 시너지를 내도록 이번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태광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지분은 각각 16.75%와 8.01%다. SK텔레콤은 2025년 5월까지 지분 가치를 1주당 1만1511원으로 평가해 총 1조1500억원에 매수하게 된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지분 99.1%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의 기틀을 마련하고 유·무선 통신 회사 시너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지분 확보에 대해 SK텔레콤은 SK T·B '원바디' 경영강화 차원으로, SK브로드밴드에 대한 추가 합병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양사 전략 변화에 더해 자본시장 침체도 주요 원인이 됐다.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 티브로드를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서 현금을 사용하는 대신 태광·미래에셋과 지분을 합병해 75(SK텔레콤):25(태광·미래에셋)로 나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양사가 투자를 유치한 뒤 지분 이익을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자본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IPO를 추진하는 대신 SK텔레콤이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SK텔레콤은 2007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이듬해 SK브로드밴드로 사명을 바꾼 이후 2015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SK브로드밴드는 4년만에 다시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가 되는 셈이다. 양사는 유무선 통신사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성장하는 데이터 센터와 해저케이블 사업 투자를 더욱 확대해 양사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주식양수도계약을 통해 SK브로드밴드의 경영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유무선 통신, 방송,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센터, 해저케이블 등 모든 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