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벤처투자 11% 증가에도…VC업계 “여전한 돈맥경화”

Photo Image
표=중소벤처기업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벤처투자 현황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대비 국내 벤처투자가 두 자릿수 성장했지만, '돈맥경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 투자 규모는 늘었지만 신규 펀드 결성이 어려운데다 정책금융에 의존하는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벤처투자 규모는 총 8조58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11.3%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계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8.6% 감소했고, 유럽은 11.7% 감소, 미국은 6.4% 증가해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었다.

업종별로는 ICT서비스, 전기·기계·장비 등이 전년 대비 46.8%, 24.4% 크게 성장해 전체 벤처투자 성장세를 이끌었다.

다만 올해 1~3분기 펀드결성 규모는 8조20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이 빠르게 공급되면서 1분기 2조5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10억원 증가했지만 △2분기 -4285억원 △3분기 -802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벤처투자 시장은 사실상 정책금융이 주도했다. 모태펀드가 올해 1~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5% 증가한 1조89억원을 투입해 하락세를 막았다. 같은 기간 정책금융은 1조9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5% 증가한 반면 민간은 15.9% 감소한 6조2047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책금융이 주도하면서 벤처투자 시장 빈부격차가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운용규모 상위 대형 VC들이 대부분 조합결성을 주도했다. 운용규모가 작은 VC는 조합결성을 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소수에 불과했다.

벤처투자종합포털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75개, 신한벤처투자는 47개 조합을 각각 결성했다. 반면 세이지원파트너스, 에이탁스파트너스는 각각 2개 조합을 결성하는 데 그쳤다. 네오인사이트벤처스, 베드록벤처스 등은 아예 조합결성을 하지 못했다.

VC업계 관계자는 “대형 VC가 시장 자원을 독점하면서 다양한 투자 주체가 활발하게 쓰이지 않으면서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민간이 자율적으로 경쟁하는 시장이 만들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고금리 등 어려운 금융환경에 따라 약세를 보였던 벤처투자가 안정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시장 우려에 대해선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면서 4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우리나라 벤처투자는 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지난달 2일 발표한 '선진 벤처투자 시장 도약방안' 이행을 통해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