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의대 증원과 이에 따른 상위권 엔(N)수생 유입, 무전공 확대 등 여러 변수로 대입 판도를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변수가 많을수록 수능에서는 실수를 줄이고, 자신이 가져갈 점수를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올해 대입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의대 증원이다. 의대 입시는 일부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의대 증원에 따른 엔수생 유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시행된 모의평가(모평)에서는 엔수생 비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9월 모평 접수생을 분석한 결과 엔수생 규모는 2011학년도 이후 최고 수준인 21.8%였다. 교육계는 올해 수능 엔수생 규모를 최대 17만8000명 정도로 예측한다.
엔수생이 유입되면 전체적인 수능 등급에도 연쇄적인 변동이 예상된다. 모의고사에서 상위권 성적을 받은 고3 수험생도 본 수능에서는 더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올해부터 늘어나는 무전공 선발도 주요 변수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연계열 학생의 미적분 표준점수가 높아 수능 무전공 모집군의 경우, 이과의 문과 침공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대학별로 신설되는 자유전공은 이전 데이터가 없어 합격선 예상이 쉽지 않다. 건국대는 KU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고 정시로 60명을 모집한다. 무전공 통합계열 '한양인터칼리학부'를 신설한 한양대도 250명을 모집한다. 이 중 60명은 다군에서 정시로 선발한다. 서강대도 올해 신설한 SCIENCE기반 자유전공학부에서 35명을 정시로 모집한다.
수능 선택과목 제한이 완화된 점도 눈에 띈다. 경희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수학·탐구영역 지정과목이 폐지됐다. 수학 확률과 통계, 사탐에 응시하면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이 어려웠지만 올해는 가능하다.
자연계열 모집단위의 경우 수학 미적분·기하,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다만 이런 변화가 인문계열 학생이 자연계열 합격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군 변화도 수험생에게는 치열한 눈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군 최상위권 대학인 고려대는 올해 다군을 신설했다. 서강대, 서울시립대, 한양대도 자율전공 신설로 대학의 다군 이동이 늘면서 향후 입시 결과에 변화가 예상된다. 한 고교 진학 교사는 “기존 다군 주요 대학은 중앙대가 거의 유일했지만, 다군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한 대학 쏠림은 늘어나고 전체적인 경쟁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6·9월 모의평가는 극과 극의 난이도를 보이면서 수능 난이도를 점치는 것도 어려워졌다. 6월 모평은 불수능이라 불렸던 작년 수능 수준이었다면, 9월 모평은 전 영역 만점자가 63명으로 6월 모평보다 10배 많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난도에 신경 쓰지 말고 어렵게 출제될 것을 전제로 수능을 준비하라고 강조한다.
김병진 이투스에듀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오답률 50~60%에 해당하는 문제 난이도로 출제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다해도 실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이럴 때일수록 수험생은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점수를 탄탄하게 하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면서 “어려운 문제보다는 평소 자주 하는 실수 유형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마무리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