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암세포 주변 면역조절 T세포 활성 무력화하는 신규 물질 발굴

포스텍(POSTECH)은 임신혁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이뮤노바이옴 대표), 바이오미래기술혁신연구센터 아밋 샤르마 박사 연구팀이 중국 상하이텍 디파얀 루드라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암세포 주변 면역조절 T 세포의 활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신규 물질(GLU3)을 발굴했다고 12일 밝혔다.

면역조절 기능을 가진 T 세포(Treg)는 자가항원 및 음식물 등에 대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 우리 몸의 면역 관용을 유지하는 이로운 역할을 하지만, 암세포 주변에서는 오히려 암세포가 다른 면역세포에게 공격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종양 침윤 조절 T 세포(TIL-Treg)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다른 면역 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암이 면역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암 주변의 TIL-Treg를 불활성화 시키는 전략은 항암제 개발에 매우 중요한 신약 개발 타겟으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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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혁 포스텍 교수와 바이오미래기술혁신연구센터 아밋샤르마 박사

최근 암 치료에서 이러한 Treg를 표적으로 삼고 이들을 불활성화 시켜 항종양 면역 반응을 회복하려는 연구가 활발하지만, Treg를 몸 전체에서 불활성화하는 것은 심각한 자가면역 반응과 염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학계는 Treg의 면역 억제 기능을 암세포 주변에서 선택적으로 억제해 암 특이적 면역 증강을 유도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팀은 Treg가 암세포 주변에서 독특한 대사적 특성을 가질 가능성에 착안해, TIL-Treg의 포도당 대사 경로를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TIL-Treg는 GLUT1이 아닌 GLUT3을 사용해 포도당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LUT3는 뉴런에서 주로 발견되는 포도당 운반체로 알려져 왔으나, 연구팀은 암세포를 둘러싼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GLUT3이 TIL-Treg의 면역 억제 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GLUT3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이 Treg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상세포의 손상 없이 암세포 주변의 Treg만 불활성화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항종양 면역 반응을 강화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의 기초를 마련한 것이다.

논문 제1저자인 아밋 샤르마 박사는 “암세포 주변의 Treg가 제한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정 포도당 수송 경로를 활성화하는 것은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GLUT3 기반 치료법이 앞으로 항종양 면역을 강화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중견연구 및 혁신연구센터 지원사업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면역 분야 국제 학술지인 '세포 및 분자 면역학지(Cellular and Molecular Immunology)'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