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으로 전개됐던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넘어서며 이번 선거의 승리자가 확정되는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편투표 등을 고려했을 때 최장 13일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플로리다대 선거 연구소에 따르면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11시(동부시간 기준)까지 미국 전체 사전투표자는 8200만명 이상이다. 이 중 투표소를 찾아 현장 투표를 한 유권자는 4493만여 명, 우편투표가 3777만여 명이다. 전체 유권자 중 6000만명 이상이 우편투표를 하겠다고 신청해 실제 사전투표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번 대선 등록 유권자 약 2억500만여 명 중 3분의 1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2016년 대선(4724만명) 사전투표율을 크게 상회한다.
본 투표와 사전투표를 모두 개표해야 각 주의 선거 결과를 알 수 있는데 우선 본투표의 경우 7개 경합주는 5일 오후 10시(미국 동부시간 기준)에 종료된다. 대선이 진행되는 50개 주와 워싱턴DC 중 투표가 가장 먼저 종료되는 곳은 인디애나와 켄터키고 이후 순차적으로 투표 종료 및 개표가 진행된다.
여기에 사전투표 중 우편투표 비중이 적지 않은만큼 개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각 주마다 우편투표 도착 분에 대한 유효일수가 달라 개표 시간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미국 언론에서는 최장 13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대선의 경우 11월 3일 진행된 선거가 같은 달 7일에야 확정됐다.
선거가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됨에 따라 사전투표가 선거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본투표 개표 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했지만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가 개표되면서 우위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올해는 유불리릴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대선때 사전 투표 방식 중 하나인 우편투표를 비판했던 공화당에서도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했기 때문에 어느 쪽에 유리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의 당적을 공개하는 26개 주의 사전투표율은 민주당 37.9%, 공화당 36.0%으로 박빙인 상황이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