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인사이트] OLED의 시계는 아직 아침, 차세대 디스플레이도 여전히 OLED

미국과 중국간 디스플레이 산업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9월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장은 국방부 장관에게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인 BOE와 티엔마를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 지정을 요청했다. 중국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지배력이 세계적으로 독점 수준이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사용하는 첨단군사 기술에서 미국의 발전이 중국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렇듯 디스플레이는 반도체 산업만큼이나 국가 안보와 연관된 중요한 핵심 산업으로 부상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 디스플레이 시장의 핵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상용화된 지 약 10년이 지난 지금, OLED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해 다양한 추측과 예상을 던지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손꼽는다. 다만, 마이크로LED는 크기가 20㎛ 이하로 소형화되면 기존 발광 효율이 최대 절반까지 감소된다는 점, 디스플레이 패널로의 전사 기술 개발이 아직 미흡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본격적인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마이크로LED는 OLED와 달리 AR·VR 기기, 스마트워치, 초소형 및 초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마이크로LED와 OLED는 서로 디스플레이 적용 영역이 상이하다는 이유로 마이크로LED가 OLED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마이크로LED가 아닌 OLED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무엇일까? 아이러니 하게도 OLED 디스플레이가 지속적으로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OLED가 상용화된 지 10년이 넘은 시점이기는 하나 최근에야 태블릿PC·노트북에 확대·적용되고,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에 많은 사람이 예상보다 OLED 왕좌는 더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 시점에서도 OLED 기술 개발은 한창인데, 대표적으로 소개할 기술은 청색 인광 OLED이다. 형광 대비 빛 효율이 4배 높은 인광 방식은 이미 적색·녹색 OLED에는 적용되고 있었지만, 청색 인광 OLED는 높은 구동 전압 및 짧은 수명으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했다. 최근에 청색 인광 OLED 효율과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상당히 진행됐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청색 인광이 적용된 OLED 패널 개발에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기술로 eLEAP(혹은 ViP)이 있다. 해당 기술은 포토리소그래피를 통해 OLED를 패터닝하는 기술로 기존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사용하지 않아 보다 정교한 배치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OLED 발광부 개구율을 높여 발광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이렇듯 디스플레이 산업은 반도체 산업을 벤치마킹하는 기술로 기존 OLED 한계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 및 연구진들은 차세대 OLED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자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를 향한 공격적인 투자로 격차가 좁혀져 우리나라의 글로벌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선두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이제 국가 안보와도 연관된 중요 핵심 산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글로벌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선두를 빼앗기는 것은 단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경쟁력 하락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경제 안보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해석으로도 판단된다.

지금까지 글로벌 산업에서 꾸준하게 1위를 수성하고 있는 '퍼스트 무버'의 우수사례인 디스플레이 산업을 앞으로 하나의 회사 입장이 아닌 국가 차원 전략 산업으로 인지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김현재 연세대 교수 hjk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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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연세대 교수(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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