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2021년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3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전기차 시장 캐즘 장기화에도 가동률 개선과 수익성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SK온은 지난 3분기 매출액 1조430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배터리 판매가격 하락 영향으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7.9% 감소했지만 영업손익은 전분기(4601억원 손실) 대비 4841억원 개선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손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금액은 전분기(1118억원)에서 510억원 줄어든 608억원이었다. 폭스바겐 ID.4 도어 핸들 결함으로 인한 리콜과 일시 생산 중단 영향으로 풀이된다. 줄어든 AMPC 금액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낸 셈이다.
SK온 측은 “고단가 재고소진, 헝가리 신규 공장 초기 램프업(생산량 확대) 비용 감소 등 전 분기 대비 기저 효과와 전사적 원가 절감 활동, 고객사와의 정산 활동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으로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전분기 대비 기저 효과로 2115억원, 수익성 개선 활동에서 599억원, 기타 2127억원의 영업손익 개선이 있었다. SK온은 램프업 기간을 단축하면서 고정비 절감, 출하량 증가 등 효과를 봤다. 또 높은 가격에 구매했던 원재료를 소진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원재료로 배터리를 생산한 것도 반영됐다.
기타 항목에 포함된 고객사와의 정산 활동의 경우 계약에 따라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최소 물량 미달 관련 보상금 등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관심은 앞으로 흑자 기조가 유지될지다. 내년부터 현대차 합작공장(JV), 포드와 합작사(블루오벌SK) 켄터키1공장과 테네시1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출하량이 늘고 AMPC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헝가리 공장 가동률 개선과 탄소 배출 규제 강화 등에 따른 유럽 시장 회복세도 예상된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4분기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 가동과 내년 신차 출시 계획 등 영향으로 판매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신규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줄면서 재무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CFO는 “시장 상황과 고객사 수요를 모니터링 하면 기존 계획된 CAPEX 금액과 투자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면서 “올해 CAEPX 중 가장 큰 부분인 블루오벌SK와 현대차 북미 JV 투자가 연내 집행됨에 따라 내년 이후 시설투자 금액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