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체 태양 에너지의 절반을 활용하지 못하는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문제점을 해결했다.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여 글로벌 태양전지 시장에서 중요한 기술 진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이정용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과 김우재 연세대 화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존 가시광선 영역을 뛰어넘어 근적외선 광 포집을 극대화한 고효율·고안정성 유무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기존 납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850나노미터(㎚) 이하 파장의 가시광선 영역에만 흡수 스펙트럼이 제한돼 전체 태양 에너지의 약 52%를 활용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기 벌크 이종접합(BHJ)을 페로브스카이트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소자를 설계, 근적외선 영역까지 흡수할 수 있는 태양전지를 구현했다.
나노미터 이하 다이폴 계면 층을 도입해 페로브스카이트와 BHJ 간 에너지 장벽을 완화하고 전하 축적을 억제, 근적외선 기여도를 극대화하고 전류 밀도(JSC)를 4.9밀리암페어(㎃)/㎠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다이폴 층은 소자 내 에너지 준위를 조절해 전하 수송을 원활하게 하고, 계면 전위차를 형성해 소자 성능을 향상시키는 얇은 물질 층이다.
이번 연구 핵심 성과는 하이브리드 소자 전력 변환 효율(PCE)을 기존 20.4%에서 24%로 대폭 높인 것이다. 높은 내부 양자 효율(IQE)을 달성하며 근적외선 영역에서 78%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또 이 소자는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극한의 습도 조건, 800시간 이상 최대 출력 추적에서 초기 효율 80% 이상을 유지했다.
이정용 교수는 “이번 연구로 기존 페로브스카이트/유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가 직면한 전하 축적 및 에너지 밴드 불일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고 근적외선 광 포집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전력 변환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기존 페로브스카이트가 가진 기계-화학적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광학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의 이민호 박사과정, 김민석 석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9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