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사용 연령이 점점 낮아지며 어린 아이까지도 디지털 기기를 시청하는 일이 흔해졌다. 문제는 영유아기부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잘파세대(알파세대+Z세대)에게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건강 문제로는 VDT증후군이 있다. VDT증후군은 장시간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기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뜻한다. 특히 신체적 장애로는 목과 허리, 손목 통증과 눈의 피로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시킨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VDT증후군으로 진료받은 초·중·고등학생이 2018년 30만명에서 지난해 38만명으로 약 28% 증가했다. 특히 VDT증후군을 겪는 초등학생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2018년 9만명이던 초등학생 환자 수는 지난해 13만명으로 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학생은 8만명에서 10만명으로 35%, 고등학생은 12만명에서 14만명으로 12% 증가했다.
VDT증후군 관련 주요 질환으로는 거북목을 꼽을 수 있다. 오랜 시간 디지털 기기 화면에 집중하면 자연스레 자세가 흐트러지며 목이 앞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바른 자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경우 경추에 부담이 쌓여 서서히 거북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건강한 경추는 C자형의 곡선모양으로 안정적 균형을 이루며 머리의 무게를 지탱한다. 하지만 거북목이 되면 일자목 형태가 되어 균형이 깨지면서 목과 어깨 근육이 쉽게 뭉치고, 심할 경우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거북목이 의심된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거북목 치료는 교정을 통한 경추 불균형 해소가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경추 위치를 교정하는 추나요법을 실시해 목 주변에 쏠리는 압력을 경감한다. 이어 천주혈(天柱穴), 견정혈(肩井穴) 등 목과 어깨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뭉친 근육과 정체된 혈액순환을 개선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여기에 더해 경추와 주변 근육 등 조직 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추나요법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일반적인 치료법에 비해 목 통증을 더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사협회 공식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된 논문에서도 추나요법을 받은 만성 목 통증 환자의 통증 감소율이 56%에 달한 반면 일반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2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근골격계 문제를 예방하려면 올바른 자세유지와 규칙적인 운동을 습관화하고,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적절히 조절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신체적 변화를 잘 관찰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해 보다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장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