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케이뱅크, 보다 철저한 상장계획 수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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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케이뱅크가 결국 상장을 연기했다. 벌써 두번째다.

케이뱅크 측은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내년초 재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높아진 거래소 심사기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된 발언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다 증시 부진 여파로 2023년 IPO를 철회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올 초 IPO 재도전을 선언,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지난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높은 업비트 의존도와 이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 우려 등에 시달렸다.

케이뱅크 IPO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케이뱅크와 시장 눈높이가 크다는 점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비교 회사로 카카오뱅크와 미국·일본의 인터넷 은행을 선정한 뒤, 비교회사 3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인 2.56배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내년 초 또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오히려 일반 소비자들까지 케이뱅크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피로감만 쌓이는 형국이다.

케이뱅크는 내년초 공모 구조를 바꿔 상장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지만 향후 행보도 녹록치 않다.

이미 증권거래소 비상장 등 장외시장에서 케이뱅크 주식은 공모 철회 소식 이후 8000원을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상장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면. 케이뱅크는 이제 눈높이에 맞춘 탄력적인 정책운용을 준비해야 한다.

상장 연기라는 결과가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드러날 일이다.

추락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우리나라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공공재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나가는 것이야말로 해답이 될 수 있다.

경영진은 명심해야 한다.

케이뱅크 이후 토스, 컬리 등 굵직한 대어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좀더 현실적인 상장 계획을 검토하고.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길 바란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