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취소 잇달아…복잡한 과정, 규제로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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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자신문DB]

국내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이 가명정보 데이터 활용 한계로 기대하던 데이터 창출이 나오지 않으면서 결합전문기관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에 데이터 활용이 핵심이지만 가명정보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으로 활성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세계아이앤씨(I&C)가 처음으로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을 취소했고, 올해 한국정보인증, 케이씨아이까지 지정을 취소했다.

신세계 I&C 관계자는 “신청 당시에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실제 사업 효율이 높지 않아 자격 취소를 했다”고 전했다.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은 지난 2020년 8월 데이터 3법 시행 이후 도입됐으며, 지난 2021년 19곳으로 시작해 25곳까지 늘었으나 최근 3곳이 취소하면서 공공, 민간을 포함해 현재 총 22곳이다.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은 가명정보 결합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서로 다른 데이터를 결합하고, 안전하게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서로 다른 산업의 데이터를 개인정보 가명처리로 결합해 가치 있는 데이터 창출이 목적이다.

민간 결합전문기관은 가명정보 결합으로 다각적인 컨설팅 제안, 데이터 기반 사업 경쟁력 제고, 데이터 전문업체로 신뢰성 확보, 그룹 계열사 내부 데이터 결합 등을 위해 전문기관을 신청한다.

하지만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은 금융 데이터 결합이 안되고, 데이터 결합 과정도 복잡해 실제 가명정보를 신청 수요가 적고, 시간도 올래 걸려 투자 대비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가명정보를 결합한다. 하지만 활용도가 높은 금융 데이터는 신용정보보호법에 지정한 기관에서 결합할 수 있다. 비금융권 데이터만으로는 데이터를 결합, 활용에 한계가 있어 수요가 많지 않다.

결국 금융 데이터 활용을 위해 금융정보 결합 전문기관으로 가명정보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 공공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관계자는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은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에 한계가 있어 수요가 적다”며 “법으로 봐도 신용정보보호법이 가명정보 활용 절차가 간소화돼 있어 결과물도 상대적으로 빨리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석 연세대 교수는 “가명정보 신청 목적이 구체적이어야 하고, 데이터 결합 과정에서 데이터 사용 목적이 바뀌면 다시 신청해야 한다”며 “민간 기업은 산업에 활용할 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충분한 자본, 전문인력 여부 등 까다로운 조건으로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을 승인하고 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가명정보는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며 “가명정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결국은 활성화될 수 밖에 없는 분야로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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