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성화, 지역에서 찾자] 〈8〉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5대 미래비전 바탕 미래전략수도 완성해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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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대한민국 최초 대규모 도시 계획을 통해 탄생한 세종시가 출범 12년 차를 맞았다. 그동안 중앙행정부처와 국책연구기관 등 47개 기관, 국가·공공기관 등이 들어섰으며, 대규모 주거단지와 각종 인프라 또한 형성되면서 단기간 내 인구 39만명 도시로 성장했다. 여기에 세종국회의사당,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지방법원 설치 등 확정으로 입법·사법·행정 3부 기능을 모두 갖춘 행정수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수도 기능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도시 자족성과 지속가능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은 상태다. 세계적 추세인 저출생·고령화와 더불어 지역소멸 위기는 세종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은 취임 2년 차 총 1조380억원 규모 투자유치 실적을 끌어내면서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족경제 도시 기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전략수도 완성'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행정수도를 넘어 자족 기능을 확보한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도시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종시만의 특색 있는 정책과 산업 육성전략을 토대로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시장을 만나 구체적인 전략과 세종시 미래 청사진을 들어봤다.

-자족경제 기능 확충을 위한 지난 2년의 주요 성과는.

▲지난해 세종시 출범 이후 연간 최대인 1조380억원 투자유치 실적을 달성하며 자족경제 도시로 한발 나아갔다. 이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는 1905명으로, 이러한 성과는 '2023 대한민국 지역경제대상' 투자유치 분야 대상 수상을 통해 대외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뿐만 아니라 취임 이후 2년간 KT&G, 중견기업 등 총 34개 기업으로부터 1조8908억원을 유치하면서 4826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투자유치 외에도 반도체 소재, 의약·의료기기 등 유망기업 29개사, 정보보호·미래모빌리티 등 첨단기업 5개사를 유치해 미래산업 육성 동력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 설립을 위해 도시바ESS가 참여하는 협약각서 체결을 완료해 중부권 의료 기반 개선을 위한 발판도 놓았다.

앞으로는 시정 4기 목표인 기업 투자액 3조원 이상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산업 생태계 혁명을 가져올 양자산업은 물론 스마트시티,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양한 미래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정보보호산업 거점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은.

▲정보보호산업은 올해 초 개편을 완료한 세종시 '5+1 미래전략산업' 가운데 하나로 세종시 여건을 살펴볼 때 그 필요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현재 세종시에는 정부세종청사와 국책연구단지 등 국가 주요 시설이 집적한 상태로 보호해야 할 정보가 많은 대한민국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보호산업 육성은 행정수도 역할의 세종시가 필수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지역 평균 연령이 젊은 점은 정보보호산업 육성에 있어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세종시 평균 연령은 38.6세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젊다. 즉 정보보호산업에 대한 높은 수요와 함께 젊은 인재 확보 가능성이 커 정보보호산업 발전 가능성 또한 매우 큰 지역이다.

이에 따라 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지역거점 정보보호 클러스터 구축' 사업 예산 23억원을 국비에 반영했으며, 지난 3월 국내 사이버보안기업 1위인 SK쉴더스를 비롯한 국내 유수의 정보보호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산업 발전 기반을 마련했다.

첨단 보안 기술 동향 공유와 갈수록 정교해지는 사이버보안 위협에 대응 역량을 키우기 위한 '핵테온 세종' 대회도 지속해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올해는 미국 실리콘밸리사이버보안협의회, 한국정보보호학회 등과 함께하는 국제행사로 대회를 확대 개최했다. 대회 기간 고려대(세종), 한국정보보호학회, 실리콘밸리사이버보안협의회와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과 정보보호 연구 등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핵테온 세종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년 참가인원이 50%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핵테온 세종을 정보보호산업 거점 육성을 위한 특화 대회로 발전시키고자 내실을 더욱 다질 방침이다.

-미래산업 게임 체인저 '양자산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종시만의 차별점은.

▲양자산업은 정부가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지정할 만큼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분야다. 컴퓨터, 통신 등에 적용함으로써 산업 구조를 단번에 재편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선두 주자는 없다. 결국 양자기술 산업화를 먼저 실현하면 글로벌 경제·산업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관점에서 세종시를 국내는 물론 세계 양자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키고자 한다.

세종시는 지난해를 양자도시 육성 원년으로 삼고 세계 속의 양자도시 실현에 착수한 상태다. 우선 지난해 3월 미국 방문 당시 하버드대, 메사추세츠공대(MIT) 등 양자 분야 연구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석학과 양자 관련 기업을 찾아 양자과학기술과 관련한 국제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한 바 있다.

이후 하버드, MIT 연구진이 설립해 세계 최초로 중성원자 기반 양자컴퓨터를 개발한 큐에라컴퓨팅과 국내 유수의 양자대학원을 갖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참여해 양자산업 육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이들 기관과 △양자컴퓨팅 산업 기반 구축 및 연구개발(R&D)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국제학술교류 △정부 공모과제 수주 등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양자산업 육성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 본격적으로 기업·기관 유치에 나서 2035년까지 양자산업 기반 조성과 시장 선점, 기술 상용화 단계를 거쳐 퀸텀시티 세종을 완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올해 초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볼프강 케털리 MIT 교수를 초청해 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퀀텀 특강을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시민 관심도를 끌어내고 있다.

-자족경제 기능 확보를 위한 6개 미래전략산업 육성 방안은.

▲정보보호산업과 양자산업 외에도 주력 고도화 산업으로 미래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 신성장 산업군인 서비스·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산업으로 방송·영상·미디어,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6개 미래전략산업에 포함시켰다.

이는 2040년 인구 80만명이 거주하는 행정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외부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자족경제 도시 기반 구축의 토대로, 유망 신산업 육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미래전략수도로 퀀텀점프시키키 위함이다. 현재 산업별 세부 정책을 추진 중이며, 일부 소기의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미래모빌리티 산업은 지난해 10월 SK텔레콤·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티맵모빌리티로 구성된 'K-UAM 드림팀 컨소시엄'과 UAM 상용화 및 산업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여의도-정부세종청사-국회세종의사당 연결 △응급환자를 위한 의료형 UAM 구축 등을 모색하려고 한다.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수면장애, 노화, 건강관리 등 관심이 높은 분야에 대해 관내 대학 기술 개발 및 판로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빌리지 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 실증사업이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30억원을 투입한다. 4개 기업이 참여해 세종시 실 생활권을 대상으로 시민 참여형 디지털헬스케어 제품·서비스 실증을 진행하면서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확산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 확대에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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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스마트도시' 기반이 될 세종지역 ICT·하이테크 기업 육성 정책 방안은.

▲앞서 2018년 1월 세종시 5-1생활권이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돼 2020년 7월부터 조성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백지상태 신규 부지에 혁신기술을 집약해 세계적 수준의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을 조성하고, 도시를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ICT를 비롯해 디지털 트윈 활용 신호 최적화, 사물인터넷(IoT) 활용 스마트 보행로 조성 등 스마트혁신기술을 적용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그 기반으로 내년 '지역 디지털산업 진흥전략'을 수립해 ICT·소프트웨어(SW)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지역 내 디지털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콘텐츠,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할 것이다.

스마트도시가 포함하는 또 다른 기능으로서 세종시는 첨단기술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첨단기술 가운데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미래차연구센터 장비, 빅데이터 관제센터, 자율주행실증 지원시설 운영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 조기 상용화 추진, 기업 유치, 산·학·연·관 네트워크 구축 등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앞으로도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세종시에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교육발전특구 2차 시범지역 지정에 이어 기회발전특구 지정 신청도 완료했다. 이를 통한 세종시 청사진은.

▲교육발전특구 사업을 통해 지역인재를 전략적으로 양성하고,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력을 기르고자 한다. 중점과제로는 늘봄체제 구축,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지역 정주형 인재양성 생태계 조성 등 9개 과제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려대 세종캠퍼스, 홍익대 세종캠퍼스, 한국영상대 등 3개 대학의 특성화학과를 운영한다. 고려대는 모빌리티와 중입자 가속기, 홍익대는 SW, 영상대는 영상과 미디어학과를 운영해 체계적으로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지난 9월 공식 개교한 세종 공동캠퍼스는 교육발전특구와 함께 인재양성 주요 축으로 활용될 것이다. 세종 공동캠퍼스는 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이 한 곳에 입주하는 신개념 대학으로, 현재 서울대 행정대학원,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충북대 수의대 학부·대학원, 한밭대 AI·정보통신기술(ICT) 학부·대학원이 입주한 상태다. 앞으로 충남대, 고려대, 공주대 등 3곳이 추가 입주 예정으로 캠퍼스 총 정원은 3000여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맞춤형 인재 양성을 적극 시행할 계획이다.

7월 신청 완료한 기회발전특구는 첨단기술 기업 대상 전 주기적 성장지원 체계 구축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2026년까지 기회발전특구 이전기업을 통해 3조7000억원의 투자유치와 신규 일자리 6만명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한 디지털트윈, 바이오헬스, 양자, 정보보호 등 첨단기술 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향후 기회발전·교육발전특구 간 연계를 통해 미래전략 산업 유치 및 전문인력 육성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남은 후반기 비전과 포부는.

▲그동안 행정수도를 위한 기반을 갖춰 왔다면, 앞으로는 자족 기능을 갖춘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미래전략수도로 도약할 것이다. 이를 위해 △행정수도 △한글문화수도 △박물관도시 △정원도시 △스마트도시라는 5대 미래비전 아래 시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행정수도로서 세종시 법적 지위를 확실히 하기 위해 개헌과 세종시법 전면 개정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할 것이며, 한글·한류문화의 교육·연구·체험 등을 위한 국제적 거점시설인 한글문화단지를 조성해 한글 세계화에 이바지할 것이다.

또 국립도서관, 대통령기록관, 국립박물관단지 등 박물관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시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세종시는 또 녹지 비율이 52%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를 활용해 도시 전체를 정원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2026 국제정원도시 박람회'는 주요 역점사업이다. 박람회를 통해 외국인 및 국내 관광객을 유치하고, 세종시 특색을 녹여낸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삼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도시 및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박람회 연계사업 58개 과제를 마련했으며,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승인을 마쳐 국비도 확보했다.

다만 박람회의 타당성과 효율성에 대한 세종시의회의 이견으로 다소간 진통을 겪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람회 목적에 집중해야 할 때다. 세종시가 가진 정원 자산의 가치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을 다시금 상기하고, 박람회 개최 이후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 유발이라는 후발 효과에 대해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이다.

세종시는 백지상태 부지의 작은 도시에 신기술 기반 신산업 등을 도전적으로 실증해보기 위해 조성된 창조도시이자, 한글문화와 정원이 어우러질 수 있는 특색을 보유한 경쟁력 있는 도시다. 세종시가 이러한 강점을 더욱 빛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