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불어난 뱃살에 허리 마비올 수도

가을이 오면 유독 입맛이 돈다. 수확의 계절인 만큼 탐스러운 오곡백과부터 살이 꽉 차오른 제철 수산물 등 식탁이 풍성해지는 시기다. 더욱이 기름진 추석 명절 음식으로 찐 살이 채 빠지기도 전에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 등 휴일이 잇따르면서 체중 증가의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유독 가을철에 살이 불어나는 데에는 과학적 이유가 있다. 온도에 따른 우리 뇌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뇌의 포만중추가 둔해져 식사량을 증가시킨다. 실제 미국 조지아대 연구팀에 따르면 낮 길이가 급격히 짧아지는 가을에는 음식 섭취량이 여름에 비해 평균 200kcal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면 식욕을 억제해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분비도 감소해 식욕 조절이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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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장

문제는 늘어버린 뱃살이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허리통증 환자는 약 90만명으로 1년 중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복부에 지방이 쌓이게 되면 신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 이를 버티기 위해 척추와 주변부 근육 등에 과도한 부담이 쌓이게 된다. 이런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 허리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허리통증을 방치하면 디스크(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박이 증가해 심할 경우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심화될 수 있다. 허리디스크가 발생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상황에 따라 마비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을 활용해 허리통증을 다스린다. 신수혈, 대장수혈 등 척추 주변 주요 혈자리에 침치료를 실시하면 긴장된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침치료의 효과는 과학적 연구결과로 입증된 바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와 한국한의학연구원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침치료가 만성 허리통증 환자의 신경 둔화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침치료 또한 허리통증완화에 효과적이다.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인체에 주입하는 약침은 허리통증의 큰 요인인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힌다. 실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게재한 연구논문을 보면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른 허리통증 호전 효과를 보였다.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 관리도필수적이다. 가을철 식욕을 조절하기 어렵다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단 적당한 양을 나눠 섭취하기를 권장한다. 또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 먹으면 식욕촉진호르몬인 그렐린의 활성을 막아 허기를 줄일 수 있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일상 속 작은 습관 개선으로 허리통증 없는 건강한 삶을 유지해보자.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장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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