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한경협 정식 활동 여전히 '안개속'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각 계열사에 한국경제인협회 회비 납부를 사실상 승인했지만 아직 변화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LG그룹도 납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면서 주요 그룹사들이 정식 한경협 회원 활동을 언제 재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4개 계열사에 회비 납부를 자율 판단하도록 했지만 아직 회비 납부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LG그룹도 정식 납부 시기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SK가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함에 따라 재계 맏형 역할을 해온 한경협이 조금씩 위상을 되찾는 모양새다. 하지만, 주요 그룹사인 삼성·LG 판단이 길어지면서 제대로 된 활동이 내년부터나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열린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는 한경협이 어떻게 각 기업을 설득할지의 문제이며 어떤 단체든 항상 원칙에 따라 운영돼야 하므로 이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의를 위한 개인의 결단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한경협 정경유착의 고리 원인으로 지목한 김병준 고문을 우회적으로 다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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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열린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배옥진기자)

업계에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들 기업이 한경협 회비 납부에 더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4대 그룹사가 한경협 회원으로 복귀한 배경을 놓고 각 그룹 총수를 국정감사에 출석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출석 요청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기업이 충분히 부담을 느낄 만한 시기라는 점에서 실제 납부 시기가 연말로 미뤄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편, 이찬희 위원장은 30일로 예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 1심 재판에 대해 “삼성의 준법 경영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다고 위원장으로서 확신을 갖고 있다”며 “삼성이 내외부적으로 처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우선인 상황인 만큼 이재용 회장과 준감위와의 만남을 서두르지 않고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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