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의 스타트업 이야기] 〈47〉아이들은 알고, 어른들은 잊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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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

우리가 세상을 알아가며 다양한 현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겪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원인과 결과를 경험하며 점차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처음엔 당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어른이 될수록 문제의 책임을 다른 사람이나 외부 상황에 돌리는 방식이 익숙해집니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우리 모두에게 있지만, 이를 방관하거나 회피하며, 자기 방어적인 설명을 하거나 남을 탓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거죠.

반면, 아이들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문제 해결 과정에서 본질에 쉽게 접근합니다. 그들의 단순함은 어찌 보면 경험 부족에서 오는 것일 수 있지만, 바로 그 단순함이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힘을 줍니다. 아이들은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안에서 진짜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어른이 될수록 우리는 복잡한 경험 속에서 살아가고, 복잡한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점차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어느 한 시절 단순함이 모든 문제의 본질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현재 사회에서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와 상황이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의 시작은 있지만 그 문제의 본질을 흔들고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에서는 어른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입니다.

아이들이 문제의 본질에 쉽게 접근하는 이유는 경험의 부족이 아니라 복잡한 방어 기제를 아직 배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바라보는 문제 해결 방식은 단순하고 직접적입니다. 그들은 문제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을 망설임 없이 내딛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세상의 문제들이 복잡하지 않으며,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한다'는 매우 단순하고 직관적인 논리로 움직입니다.

아빠가 바람 피는 모습을 목격한 아이는 엄마가 상처를 받을까봐 이를 모른척 합니다. 그리고 아빠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어른들은 어떤가요? 이를 당사자들에게 얘기를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아야 하는지 자신의 기준으로 고민을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은 매우 본질적입니다. 가족의 행복입니다. 가족이 유지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어른들의 사고방식은 어디서 어떻게 문제가 발생 했지. 언제부터 였지.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일이 생기는 것이야. 하면서 수많은 생각들은 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의 오지랖으로 주변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어른들은 종종 스스로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자만에 빠져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무기 삼아, 문제의 핵심을 흐리거나, 타인을 탓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합니다. 이런 어른들의 태도는 아이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왜곡하는 모습을 통해 어른들이 보여주는 교만함과 이기심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문제를 정확히 직면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결국 우리의 이기심을 내려놓고,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종종 자신의 이기심과 자만으로 인해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요한 기회를 놓치곤 합니다. 아이들이 이러한 모습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를 회피하는 방법일 뿐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진정한 성숙은 복잡함을 배워가는 것이 아니라, 그 복잡함 속에서도 문제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지 않을까요?

어른이들에게 묻습니다. 자신의 선택과 오지랖에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나요? 책임이라는 무거움은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