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실적 전망과 거버넌스에 먹구름이 낀다. 부정적 변수가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은행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5.76%로 전분기 말 대비 0.13%p 상승했다. 보통주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3.18%, 14.51%로 전분기말 대비 각각 0.18%p, 0.18%p 상승했다.
BIS 기준 자본비율은 총자산(위험자산 가중평가)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은행 재무구조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금감원은 “국내은행 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증가세 둔화 및 견조한 이익 실현 등에 따른 자본 증가로 전분기 말 대비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올 2분기 국내 은행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은행 당기수순이익은 1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9% 증가했다. 시중은행 당기순이익은 12.4% 늘어난 6조7000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지방은행은 10.5% 늘어난 9000억원, 인터넷은행은 277.2% 늘어난 2000억원이었다. 국내은행의 상반기 이자 이익은 2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2% 늘었다.
하반기부터 이 같은 증가세와 건정성은 꺾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을 중심으로 금융당국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은행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경영진 책임이 강화되고 연말께 예정되어 있는 5대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은행장 인사도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등 거버넌스 변수까지 극대화됐다. 은행권은 특히 올해 연달아 사고가 터진 우리은행 조병규 행장과 NH농협은행 이석용 행장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치금융' 실패에 대한 부담을 은행이 떠 안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대출 증가 문제 근본 원인은 정부 거시경제, 부동산 정책 실패도 큰 이유인데 은행을 과도하게 몰아부치다 실수요자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은 총재는 27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 공동 심포지엄'에서 “우리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이 지난 수십 년간 누증돼 이제는 통화·재정 등 단기 거시정책 선택을 제약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왜 가계부채·부동산 늪에 빠졌는지 성찰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폭증과 부동산 가격 상승세 등 현안에 단기적인 통화·재정 정책만 반복하는 악순환에서 빠져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