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상공인 상품 생방송 판매
과기정통부, 연내 방송법 개정
“홈쇼핑과 다를 바 없다” 주장에
SO 업계 “직접 경쟁 구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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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 촬영 모습

정부가 케이블TV 지역채널 판매 방송(커머스)을 상시 허용하기 위해 방송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 태스크포스(TF)' 운영을 마무리했다. 지난 6월 출범한 TF는 과기정통부 뉴미디어정책과와 홈쇼핑 관계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관계자, 방송·법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으며 세 차례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지역채널 커머스 법제화를 전제로 운영된 TF라는 평가가 나온다. 홈쇼핑 업계가 TF 운영 기간 내내 방송법 개정에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큰 변화는 없다는 관측이다.

과기정통부는 회의 내용을 토대로 지역채널 커머스 법제화를 위한 정부 안건을 마련한다. 기존 계획대로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연내 방송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지역채널 커머스는 SO 13개사가 지역 소상공인 상품을 생방송으로 직접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21년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로 처음 허용됐으며 내년 6월까지 특례 기간이 연장돼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다.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역채널 커머스는 상설 제도화 된다.

홈쇼핑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TV를 통해 생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홈쇼핑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홈쇼핑의 경우 방송법과 가이드라인에 맞춰 중소기업 상품 편성 비율, 화면 비율 등 사업권 취득과 재승인을 위해 여러 규정을 적용 받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제도 개선 움직임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레드오션인 홈쇼핑 시장에 '유사 홈쇼핑'을 상시 허용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먼저 홈쇼핑 산업에 대한 진흥 정책을 서둘러 제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SO 업계는 홈쇼핑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에 놓이지 않는 만큼 서비스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TV홈쇼핑 진출이 어려운 지역 소상공인, 농가, 상인 상품만 판매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홈쇼핑과 직접경쟁은 아니라는 것이다.

홈쇼핑 업계는 법제화 이후 지역채널 커머스 운영 조건이 완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지역채널 커머스는 △1일 3시간, 3회 이내 △주 시청 시간(평일 오후 7~11시, 주말·공휴일 오후 6~11시) 방송 불가 △최근 3년 간 평균 매출액이 4억원 이하인 소상공인 상품 등의 조건이 걸려있는 상태다. 케이블TV협회는 방송 송출 시간과 횟수, 소상공인 선정 기준 등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요구 사항이 법제화 이후 시행령을 통해 대부분 반영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향후 운영 조건이 더욱 완화된다면 홈쇼핑 판매 실적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TF에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방송산업의 발전과 상생을 위해 가능한 방안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