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입은 농촌빈집, 시간공간 가치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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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클리 대표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농촌 빈집을 활용해 사용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의 가치를 만들고자 합니다. ”

지역소멸과 농촌소멸이 가속화되면서 농촌 빈집을 탈바꿈시켜 이를 타개하려는 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클리는 농촌 빈집에 사물인터넷(IoT)과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공유형 세컨하우스 상품으로 만들고 운영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한 채의 세컨하우스를 5가구가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창업자인 박찬호 대표는 도시민들도 자연친화적 주거를 선호하지만 재정적 부담이나 관리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가 가로막는다는 점에 착안해 사업 모델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수도권에 집중된 많은 인구가 집합건물에 모여 살면서 자연친화적인 삶을 동경한다”며 “평범한 이들도 이를 누릴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모델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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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픈집 리모델링 전 모습 .(사진=클리)

클리는 2022년 9월부터 마이세컨플레이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 채의 집을 공유하는 방식이 아직 국내 정서에선 낯설다. 구입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관리나 이용에 불편이 예상되서다.

마이세컨플레이스는 이를 IoT과 IT로 해결했다. 전용 예약프로그램으로 예약을 하고 사용하는 방식으로 소유자는 1년 간 70일을 각각 사용할 수 있다. 수요가 많은 연휴나 휴가철에는 공평하게 규칙을 정해 사용한다.

원격 관리 솔루션과 장기수선충당금을 통해 빈집을 상시 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잔디를 로봇이 깎도록 한다거나 스프링쿨러를 통해 물을 준다. 환기나 냉난방, 조명, 출입통제 등을 연동해 원격으로 통제한다. 가구나 가전은 공동으로 사용하지만 각자 청소하고 개인물품은 따로 보관하는 장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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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픈집 리모델링 후 사진. (사진=클리)

박 대표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매월 소유자들에게 집에 관한보고서르를 발행해 신뢰를 높이고 자산 가치를 하락시키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 만족도도 매우 높다. 현재까지 가동율은 80% 이상을 웃돈다. 평균적으로 1년 간 각 소유주마다 15번 정도를 방문한다. 그는 “현대인의 삶은 여러 공간을 살아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도시와 자연의 조합이 보편적 조합으로 경직된 국내 주거문화를 해소하는데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클리는 좀 더 혁신적인 주거 모델을 위해 공유형과 함께 임대형도 선보일 계획이다. 1가구가 집을 소유하고 두 가구에 임차하는 방식이다.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농촌 체험형 쉼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존엔 토털 솔루션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소비자들 각각의 수요에 맞춘 부분을 상품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본격적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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