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를 독성가스 사용 없이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진희·안진주·박지훈 박사 연구팀이 이산화탄소(CO₂)를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MDI 제조 촉매와 공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폴리우레탄 주원료 중 하나인 이소시아네이트는 폴리우레탄의 2가지 원료 중 '이소시아네이트'는 종류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TDI)와 MDI로 나뉜다. TDI 및 MDI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독성가스인 포스겐이 사용된다.
연구팀은 포스겐 대신 CO₂를 활용한 새로운 MDI 제조 공정과,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해 MDI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 메탄과 CO₂를 반응시켜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섞인 합성가스로 바꾸는 'CO₂ 재활용 공정'과 포스겐 대신 메탄올, 일산화탄소, 산소를 반응시켜 다른 중간물질로 바꾼 뒤 MDI를 만드는 '포스겐 대체 공정'이다.
합성가스 속 수소는 MDI 제조 첫 단계인 아닐린 제조 과정에 쓰인다. 이후 일산화탄소는 포스겐 처리 대신 쓰여 CO₂ 배출과 독성가스 사용을 모두 줄이거나 없앨 수 있게 된다.
포스겐 대체 공정은 중간물질 전환 과정에서 포스겐 처리 대비 효율이 낮은 단점이 있었으나 연구팀은 반응성이 높은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를 함께 개발, 반응에 방해되는 부산물 생성을 줄임으로써 이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공정별 반응 조건과 결과를 수식화하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결과를 얻었다. 기존 포스겐 사용 공정 대비 CO₂ 발생량은 16.1% 감소, 암을 포함한 인체 독성 영향은 22.8% 감소했다.
이번 연구는 완제품 생산 단계가 아닌 연구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으로 환경 전과정 평가(LCA)를 실시, 객관적인 인체·환경적 유해성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는 향후 대규모 실증 연구에 활용할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공정 모델을 바탕으로 앞으로 공정 규모 확대와 함께 촉매 및 공정 최적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2030년 파일럿 규모 스케일업 등 실증을 통한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유해 가스 사용을 줄이고 CO₂ 전환을 통한 폴리우레탄 핵심 원료 제조기술 확보로 향후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