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전력 총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총수요 기준 최대전력이 역대 최대치인 102.327GW(기가와트)를 찍었다. 오후 2∼3시 전력시장 안팎 수요를 합친 총수요다.
기존 최대는 작년 8월 7일(100.571GW)이었다.
총수요란 공식 집계되는 전력시장 내 수요에 태양광이 대부분인 한전 직접구매계약(PPA),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 전력시장 밖 수요까지 모두 합친 것을 말한다.
누적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24.3GW(2022년 기준)으로, 이 중 약 3분의 1만 전력시장에 들어와 있다. 이 때문에 전력거래소는 전력시장 외부에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의 출력 동향을 기상 조건 등 변수를 활용해 추산한 뒤 다시 시장 수요와 더해 총수요 추계치를 산출해 관리한다.
전날 총수요가 최대에 달한 시점에 태양광 발전 출력은 17.924GW로 전체 전력 공급의 17.5%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력시장 내 수요도 전날 역대 여름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날 오후 7시 최대전력은 94.5GW로 지난 5일 오후 5시 기록한 93.8GW를 상회했다. 해당 시간대 공급 예비력과 예비율은 각각 8.4GW, 9%였다. 일반적으로 전력 공급 예비력이 5GW 이상을 유지하면 전력 수급 상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역대 최대치 경신에는 지속되는 무더위의 영향이 컸다. 전날 서울 최고 기온은 34.1도였다. 서울에서는 23일 연속 열대야도 나타났다.
무더위와 함께 전기차 충전 등 일상생활용에서부터 반도체 제조 등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국내 전기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 점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 핵심 전략산업인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시설 투자 확대, 데이터센터 증가, 전기차 침투율 향상 등 일상 속 전동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전기 수요 증가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앞서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는 지난 5월 11차 전기본 초안을 공개하면서 인공지능(AI) 확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2038년까지 16.7GW의 전력수요 추가 요인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