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신규 설립·투자하는 이유는 이들 국가에서 관련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어서다. 각종 인센티브와 세재 혜택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말레이시아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빅테크가 최근 데이터센터 설립 지역으로 선택할 만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말레이시아는 자국에 진출해 데이터센터 산업을 하려는 기업에게 '말레이시아 디지털 스테이터스'라는 자격을 부여한다. 외국인 지분 제한 면제를 비롯해 소득세 면제, 투자세 공제, 멀티미디어 장비에 대한 수입 관세 면제 등이 포함됐다.
'디지털 생태계 가속화' 제도를 통해 디지털 기술 공급자(DTP)에 속하는 신규 설립 기업은 최대 10년간 0%에서 10%의 소득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아태 최대 데이터센터 유치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개발 촉진을 위한 '그린데이터센터 로드맵'을 최근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이를 통해 최소 300메가와트(MW)의 추가 전력 용량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부분 글로벌 빅테크가 친환경 데이터센터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관련 정책 추진은 향후 데이터센터 추가 유치에 긍정적이다.
싱가포르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대한 핵심 표준을 채택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안정적 기술을 제공한다. '기술 위험 및 관리 표준'을 비롯해 '그린 데이터센터 표준', 데이터센터 내 클라우드 공급자를 위한 '싱가포르 다중 계층 클라우드 보안 표준(SS 584)' 등 데이터센터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일본도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이다.
일본은 지난해 경제정책중점안 가운데 최첨단 분야 투자 대상으로 데이터센터를 꼽았다. 도쿄권과 오사카권 이외에 제3, 제4의 데이터센터 핵심 거점을 정비하고 이들 지역에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대학의 디지털인프라나 기존 공장단지 활용여부, 필요에 따라 데이터센터 입지에 필요한 토지나 각종 인프라 등 기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대만은 최근 애플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대만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자유 무역 지구에서 외국 기업 유치, 운영 착수, 처리 활동 단순화 등을 목적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데이터센터 유치를 직간접 지원했다. 폭스콘, AWS, 줌 등 글로벌 기업이 최근 몇 년 새 대만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것도 이 같은 지원책 덕분이다.
베트남도 최근 중국 알리바바의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2030년까지 최소 10개의 해저 광케이블 회선 구축을 계획하는 등 아시아 지역의 주요 데이터 허브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유치전에 적극적이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