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KIMS)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침, 점액, 소변 등 체액 내 암 대사체의 광신호를 증폭하고 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암을 진단하는 혁신적인 센서 소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혈액 채취나 조직검사와 같은 침습적 방식이 아닌 체액으로부터 암 환자의 대사산물 및 변화량을 신속하게 고감도로 검출해 암을 진단하는 비침습적 기술이다. 연구팀은 전남대학교 병원 유수웅 교수팀과 함께 대장내시경 카메라와 함께 삽입될 수 있는 약 1㎜ 구멍에 분자의 라만 신호를 증폭하는 플라즈모닉 바늘을 삽입하고 종양 표면을 출혈 없이 닦아내어 성분을 분석함으로써 대장암을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정병호 교수팀과 함께 폐암 환자 침을 수집해 암 병기(진단 단계)를 구분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폐암 환자의 호흡에는 정상인과 다른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침에 녹아들어 폐암 대사산물로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를 종이 기반 센서로 검출해 정상인과 폐암 환자를 구분하고 폐암 병기를 AI로 구분하는 기술을 완성했다.
이 기술은 기존 복잡하고 비싼 장비를 활용하지 않고도 라만 신호를 1억배 이상 증폭하는 플라즈모닉 소재를 통해 체액 내 대사산물의 신호를 고감도로 검출한다. AI 분석과 수학적 모델링 계산으로 질병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제안한다.
지난해 소변을 이용한 암 진단 기술을 개발해 솔루엠헬스케어에 기술을 이전한 연구팀은 현재 인허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소변에서 여러 암의 보유 여부를 한꺼번에 알아내는 수준까지 기술을 고도화했다. 췌장암과 전립선암, 폐암, 대장암 환자 약 250명의 소변 시료를 동시 분석했으며 환자 100명 기준 약 2시간 이내에 동시 신속 분석과 AI을 통한 판별이 가능하다. 임상적 민감도 및 특이도는 98% 이상을 달성했다. 이번 연구성과로 관련 특허가 국내와 미국, 유럽에 총 10건 출원됐다.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개발 기술은 암 진단뿐 아니라 시냅스 질환과 같은 진단법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에도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국내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단 시장에 진입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창원=노동균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