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원전에 대한 지식재산권 소송을 진행중인 가운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동시에 미국을 다녀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 양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가운데 원전 지재권 관련 분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을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7일과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에너지부 제니퍼 글랜홈 장관을 만나 '한·미 에너지 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양국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투자, 첨단 배터리 기술개발 및 보급 확대, 청정수소 기술 상용화 및 보급,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한수원, 웨스팅하우스간 지재권 소송 문제도 의제로 다뤘다.
안 장관의 이번 방미 일정은 예정에 없던 것으로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 이후 웨스팅하우스와의 법적 분쟁 해소 필요성이 커지면서 양국 정부가 직접 문제 해결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안 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에너지 등 현안에 있어 미 에너지부 등과 포괄적 협력차 입국했다”며 “원전 문제를 포함해 모두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협의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 간에 협의해야 하는 문제”라며 “그런 부분을 지원할 수 있는 정부 차원에서의 협력체계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간 황 사장은 웨스팅하우스 측과 실무 협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다양한 합의 조건을 제시했고 이에 대한 검토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양국과 해당 기업 간 협상이 두 갈래로 진행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원전 수출 등을 두고 협력하는 게 양사 모두에 실보다 득으로 작용할 여지가 큰 만큼 합의에 이를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원자력 분야 한 교수는 “한미, 양사 관계를 보면 분쟁이 극단으로 치닫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웨스팅하우스의 2대주주가 우라늄 업체 카메코인 것을 고려하면 핵연료 공급 등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장관도 7일 현지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제 (기업 간) 상업적 협상을 하는 상황으로 큰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며 “정부 간에는 여러 가지 협의가 원만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체코에 수출하려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미국 기술에 기반을 뒀다고 주장하며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