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건설사업에 외국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된다. 대다수 송전망 건설사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구인난까지 극심해지면서 정부가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법무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국내 송전선로 건설산업 분야에 특정 활동(E-7) 외국인력 도입을 허용하는 '송전전기원' 직종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E-7은 법무부 장관이 지정한 89개 직종에 허용하는 취업 비자다.
법무부, 산업부는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 업계 의견수렴을 통해 연간 300명 범위에서 2년간 외국인력 도입을 허용하는 시범운영 계획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국내 송전 전문인력 신규 양성을 위해 취업 교육 확대, 전기공사업체 입찰 가점 부여제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송전선로 건설 현장에 필요한 안전관리원으로 지역 청년을 채용함으로써 국민고용을 창출·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두 부처는 제도 안착과 국민 일자리 보호를 위해 시범운영 기간 중, 외국인력 선발·관리 현황과 국민고용 확대 노력, 불법체류 방지 대책 이행 여부 등을 공동으로 모니터링한다.
정부가 송전망 건설 부문에서 외국인 고용 빗장을 풀기로 결정한 것은 송전망 미비로 핵심 산업 경쟁력이 저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건설공사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지만 석유화학, 발전소, 제철소 등 현장은 2007년부터 기술 유출, 내국인 일자리 보호 등을 명목으로 외국인력 고용을 금지해왔다.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전기차 보급 확대 등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할 원전·재생에너지 수송망 확충이 필수지만 대다수 사업이 지연되거나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수용성이 낮기 때문인데 그나마 진행 중인 사업은 신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현장에 꼭 필요한 우수 외국인력 선발·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균형 잡힌 비자 제도 개선을 추진해 정부의 전력망 확충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법무부의 비자 제도 개선은 전력인프라 확보에 필수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무탄소 에너지의 첨단산업 공급 등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산업 활성화, 국가경쟁력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관계부처와 협력해 전문인력 양성 등에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