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태양 코로나 관측 망원경이 최종 점검을 마치고 10월 발사된다. 양국 간 우주협력 산물이자 태양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최근 미국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진행한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 통신 및 제어 기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8일 밝혔다.
2019년 천문연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으로 개발에 착수한 CODEX는 태양 표면보다 백만 배 이상 어두운 태양 대기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는 특별한 망원경이다.
CODEX는 태양 코로나 형상 촬영 외에도 기존에 제한적으로만 관측할 수 있었던 온도와 속도를 하나의 기기에서 동시에 관측해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고안된 세계 최초 코로나그래프다.
태양 온도는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나아갈수록 낮아지지만,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에서는 섭씨 수백만 도까지 가열된다. 또 코로나에서 방출된 초속 수십㎞ 태양풍은 태양 근처를 벗어나면서 초속 수백㎞까지 가속해 우주 날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선 코로나 관측이 필수적이지만 태양 표면인 광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밝아 개기일식을 제외하면 지상에서 코로나 관측이 불가능하며, 인공적으로 태양 면을 가려야만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
공동 연구진은 CODEX를 통해 태양 반경의 3~10배에 이르는 영역의 코로나 온도와 속도를 측정할 계획이며, 이 연구는 우주 날씨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천문연은 CODEX 핵심기술인 편광카메라, 필터휠,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HW)와 코로나그래프 비행 및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NASA는 코로나그래프 광학계와 광기계부, 태양 추적 장치를 개발했으며, 국제우주정거장 설치와 운영을 담당한다.
CODEX는 발사 전 최종 점검이 완료됨에 따라 10월 미국 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가 개발한 화물선에 실려 팰컨 9(Falcon 9)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후 약 3~4주간 국제우주정거장 설치와 시험 운영 기간을 거쳐 6개월에서 최대 2년간 운영될 계획이다.
천문연은 이번 CODEX 프로젝트가 국내 태양우주환경 연구자들의 주도적 연구 수행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CODEX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우주, 국방, 반도체 산업으로도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NASA는 CODEX 임무 성공을 통해 장기 운영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NASA 측 연구책임자 제프리 뉴마크 박사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SW 기술과 NASA 광학계 및 태양 추적장치 기술이 잘 접목된 상생 결과물”이라며 “CODEX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경우 보다 장기적으로 운영할 유사 관측기기 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CODEX 프로젝트 성공적 수행을 통해 태양 코로나 및 태양풍 등 태양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태양 연구와 우주 날씨 예측 분야에서 우주청은 NASA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양국 간 지식과 기술을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