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전기 자극으로 식욕 억제…비만 치료 새 길 제시

Photo Image
대사증후군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생체 신경 자극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한국전기연구원 신기영 박사(앞줄 왼쪽)와 서울대병원 최형진 교수(〃 오른쪽) 연구팀.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의료기기연구단 전기융합휴먼케어연구센터 소속 신기영 박사팀의 '대사증후군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생체 신경 자극 기술' 연구개발이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비만, 고혈압, 높은 중성지방 등 여러 가지 대사 이상 상태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증후군으로 주로 나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발생한다.

연구팀은 두피를 통해 대뇌 피질을 전기적으로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전기 자극 기술의 공식명은 '경두개 불규칙 신호 자극(tRNS)'으로 연구팀은 수년간 연구를 통해 tRNS 기술로 배외측전전두엽의 피질에 비침습적으로 전기 자극을 수행하면 식욕 억제를 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서는 △원하는 특정 부위에 알맞은 전기 자극을 정확하게 줄 수 있는 기술 △전극이 머리카락 사이의 공간으로 잘 침투해 두피와 접촉할 수 있는 전극 기술 △전기 자극이 목표 지점에 잘 전달돼 두뇌의 활성도에 변화를 유발했는지 확인하는 모니터링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연구팀이 모두 개발 중이며 수준급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KERI는 tRNS 자극의 임상적 유용성을 선행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최형진 교수팀과 상용 전기자극기를 이용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tRNS를 받는 그룹 30명, 위약(가짜약) 그룹 30명 총 60명의 여성 지원자를 대상으로 했다. 임상시험은 2주간 2~3일 간격으로 총 6회 전기 자극을 실시했다. 전기 자극은 1회당 20분씩 사람이 거의 느끼지 못할 수준인 2mA 전류를 활용했다.

그 결과 tRNS 치료를 받은 그룹이 위약 그룹에 비해 식욕, 먹고자 하는 의향, 배고픔을 줄이는 데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또 tRNS가 감정적 섭식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임상시험으로 증명됐다. 스트레스, 우울, 불안, 기쁨 등 감정을 처리하거나 완화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 경향이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장기간 체중 감소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참가자들은 식욕 억제 효과가 컸다는 답변을 내놨다.

연구팀은 올해 중점추진과제 1단계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2단계 사업 등 후속 연구를 통해 개발 기술을 학술적, 임상적으로 검증하고 기업체 기술이전까지 추진한다는 목표다.

신기영 박사는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서 추가 연구와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은 전기 자극 치료 장비가 상용화돼 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사용 가능해진다면 매일 식욕 억제 관리를 쉽고 간단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은 사람들이 감정적인 배고픔을 느껴 음식을 먹는데 전기 자극 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도입하면 더 큰 체중 감소 효과를 누리고 건강 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노동균기자 defrost@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