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티몬·위메프가 신청한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양 사와 채권자가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우선 한 달의 시간을 부여한다.
서울회생법원 제2부(재판장 안병욱 법원장)는 이날 티몬·위메프 대표자 심문을 진행하고 두 회사가 신청한 ARS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통상 ARS 승인 여부는 1~2주 내에 결정되지만 사안을 고려해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
ARS는 회생절차를 보류하고 회사와 채권자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변제 방안 등을 협의하는 제도다. 원만히 협의가 이뤄지면 자율협약 체결 후 회생 신청이 취하된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한다.
법원은 티몬·위메프와 채권자 간 자율적인 협의를 위해 한 달의 시간을 부여한다. 내달 2일까지 회생절차 진행은 보류된다. 보류 기간은 최대 3개월까지 연장 가능하다. 채권자 수는 티몬이 약 6만명, 위메프가 약 4000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법원은 ARS 프로그램 진행과 함께 이번 사건 채권자인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회생절차 협의회'를 오는 13일 개최할 계획이다. 협의회에는 정부기관과 유관기관도 포함된다.
이날 비공개로 1시간 동안 진행된 심문에는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출석했다. 법원은 이날 대표자 심문을 통해 신청 사유와 자금 조달 계획, 재산·부채 현황 등을 물었다. 두 대표자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무 구조를 적극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 대표는 독자적 생존을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광진 대표는 “그룹 차원의 노력도 있겠지만 이 상황에서는 티몬 대표로서 독자적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며 “M&A나 투자 유치도 염두에 두고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제시한 티몬·위메프 합병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류화현 대표 또한 “구영배 큐텐 대표의 해결책만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되겠다 생각해 모든 사람에게 연락을 돌리고 있다”며 “독자적 생존을 모색하고 회생절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