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후공정(OSAT) 업체 앰코테크놀로지가 한국을 거점으로 2.5차원(D)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2.5D 패키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한 데 묶는 AI 반도체(가속기) 제조에 사용되는 기술이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패키징 증설 투자에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앰코는 인천 송도 K5 사업장에 2.5D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증설 투자를 완료했다. 생산능력은 지난해 2분기 대비 3배 가량 늘렸다. 구체적 연간 생산량은 밝히지 않았다.
지엘 루텐 앰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설명회를 통해 “3분기 매출 성장은 일시적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제약으로 인해 제한적이겠지만,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올해 연간 2.5D 첨단 패키징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앰코 매출에서 차지하는 2.5D 패키징 비중은 한 자릿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앰코는 세계 OSAT 시장 2위 업체다. 제조공장은 한국, 대만, 일본, 중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포진해 있다. 한국이 규모가 제일 크다.
특히 첨단 패키징을 진행하는 곳은 현재 한국이 유일하다. 인천 송도 K5는 첨단 패키징, 인천 부평 K3는 테스트, 광주광역시 K4는 플립칩·테스트 등을 담당하고 있다.
송도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가속기 제조사들의 제품 패키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앰코가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의 OSAT 협력사로 AI 가속기에 쓰이는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패키징 외주물량도 받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앰코는 한국이 대만과 가깝고 HBM 1~2위 업체인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있어 2.5D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미국과 함께 첨단 패키징 생산 거점으로 육성이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애리조나주에 내년 하반기 착공해 4만~6만 제곱미터(㎡) 규모의 클린룸을 구축, 3년 내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로부터 4억 달러의 보조금과 2억 달러의 대출 지원을 받기로 했다.
루텐 CEO는 “미국 패키지 공장은 한국 K5 사업장과 같이 상당히 규모 있는 시설이 될 계획”이라며 “현재 한국에서 운영하는 패키징 기술이 미국에서도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