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루나 레이크' 연말 AI PC 시장 공략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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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루나 레이크 패키지

인텔의 차세대 인공지능(AI) PC 프로세서 출시가 임박했다. AI 성능이 전작보다 3배 향상된 것으로 알려진 '루나 레이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올 연말 차세대 AI PC 프로세서 '루나 레이크' 공급을 위해 노트북 제조사와 막바지 최적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세서 출시 일정은 3분기지만, 신속하고 원활한 AI PC 완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사전 탑재 준비가 한창이다. 인텔은 우선 20개 노트북 제조사와 80개 이상 AI PC 신제품에 루나 레이크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루나 레이크는 지난해 말 출시한 인텔 울트라 코어(코드명 메테오 레이크)에 이은 인텔의 두번째 AI PC용 프로세서다. 인텔 울트라 코어가 AI PC 시장의 문을 연 제품이라면, 루나 레이크는 경쟁 우위를 확고히 하려는 승부수다. 인텔이 루나 레이크의 저전력과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을 대폭 개선한 것도 이 때문이다.

루나 레이크는 전작 대비 전력 효율성 40%, NPU 성능은 4배 이상 끌어올렸다. 전력 효율과 NPU 성능은 AI PC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데이터센터와 연결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실현하려면 안정적 노트북 배터리 수명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높은 AI 연산 속도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루나 레이크의 NPU는 초당 45조회 연산(45TOPS)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AI 성능을 전작보다 3배 이상 향상시켰다.

인텔은 지금까지 AI PC용 프로세서를 800만개 이상 공급했다. 루나 레이크 출시로 연말까지 4000만대 AI PC에 자사 프로세서를 탑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텔 관계자는 “4000만대의 AI PC에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건 모든 경쟁사의 AI 프로세서 공급 물량을 합한 숫자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라며 “언제 어디서든 AI 경험을 확보할 수 있는 'AI 에브리웨어' 전략을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AI PC 시장 공략을 위해 HW 뿐만 아니라 SW 생태계도 구축했다. 지난해 발표한 'AI PC 가속화 프로그램'과 올 3월 신설한 'AI PC 개발자 프로그램'이 대표적으로, 100개 이상 독립소프트웨어제작사(ISV)와 협력, 300개의 AI 기능을 개발하고 500개의 AI 모델이 인텔 AI 프로세서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했다. 단순 프로세서 공급만으로는 AI 생태계 저변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AI PC가 보다 많은 AI 기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은 것이다.

세계 PC 시장은 AI 붐을 타고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6250만 대로, 작년 2분기보다 3.1% 증가했고 2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하반기는 AI PC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니어 애널리스트 윌리엄 리는 “2024년 하반기는 AI PC 전쟁터가 될 것”이라면서도 “AI PC의 높은 판매가 때문에 첫해에는 빠른 채택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며, 기업용 수요가 소비자 부문을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AI PC가 2027년까지 신규 PC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PC를 위한 최고의 HW 및 SW 생태계를 발빠르게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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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인텔은 자사 기술로 구동되는 AI PC들을 선보였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이 자리에서 AI 생태계 전략과 첨단 기술을 공개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