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가 국내 최초로 뇌출혈 진단보조 인공지능(AI) 솔루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세계 최대 북미시장 진출에 진출하고, SK그룹 바이오·제약 계열사 등과 협업해 시너지 창출 시도도 기대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 C&C는 최근 FDA로부터 뇌출혈 진단보조 AI 솔루션 '하이퍼 인사이트-ICH'에 대한 의료기기 허가(510k)를 획득했다.

이 솔루션은 국내에서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 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3등급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다. 뇌 컴퓨터단층(CT) 영상을 수 초 내로 분석해 출혈 위치와 이상 여부를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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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보건의료원 영상의학과에서 SK C&C 직원이 AI 뇌출혈 영상 의료 솔루션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 설치 후 테스트하고 있다.

SK C&C는 의료기관의 AI 솔루션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판단, 사업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지난 5월 이 솔루션으로 식약처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지정되면 2~3년간 건강보험에 '임시 등재'돼 비급여 혹은 선별급여로 수가를 받을 수 있다. 전액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회사도 일정 수익을 보장받는다.

국내 약 30개 병원에 공급해 안정적인 운영 경험을 축적했고, 해외 시장까지 눈을 돌렸다. 특히 아직까지 뇌출혈 분야에서 의료AI 솔루션이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사례가 없다. 세계적으로도 2~3개 솔루션만 미국에서 판매될 뿐이다. 초기 시장인 만큼 국내 기업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SK C&C는 2021년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1'에 참가해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을 소개하는 등 지속적으로 미국 내 솔루션 인지도 제고에 힘써 왔다. 여기에 클라우드, 보안 등 북미 시장에서 다양한 IT서비스 사업을 수행하며 구축한 네트워크를 의료AI 솔루션 판매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조기 안착하기 위해 SK그룹 계열사간 협업도 추진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을 북미 시장에 출시, 시장 지배력을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미국 시장 진출을 최우선으로 규제대응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 C&C 관계자는 “이번 FDA 허가로 제품 신뢰성 확보와 함께 미국 시장 진출 길이 열렸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