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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근 플랫폼유통부 기자

'무드셀라 증후군(Mood Cela Syndrome)'이라는 말이 있다.

추억은 항상 아름답고,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는 심리를 의미한다. 과거의 나쁜 기억은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남기려는 심리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증상이 심각하게 진행되면 과거의 기억을 왜곡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최근 플랫폼에 대한 여론을 보면 무드셀라 증후군을 떠올리게 한다. 배달 플랫폼 없이 전화로 자장면을 주문할 때가 좋았다거나, 모바일 메신저 없이 문자서비스로 소통하던 때가 좋았다는 식의 의견이다. 이면에는 '못된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은 높은 수수료를 취해 물가를 자극하고, 산업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논리다.

이 같은 생각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알게 모르게 플랫폼의 기술력으로 만든 서비스들이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카카오톡이 등장하면서 글자 수 제한 없이 무료로 소통하는 것은 물론 다수가 한방에서 소통하는 그룹채팅이 일상화됐다. 예전에는 PC에서 할 수 있었던 업무를 이제는 모바일로도 처리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같은 배달 플랫폼이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중국집 정도가 배달 음식의 선택지였다. 네이버가 없었다면 한국에 최적화 된 검색 정보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못된 플랫폼' 프레임은 위험하다. 플랫폼은 우리나라 산업의 새 성장동력이자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 맞설 수 있는 무기다. 미국 플랫폼이 주도하는 생성형 AI 경쟁에서 우리나라 플랫폼 기업이 밀린다면, 플랫폼 산업 전체가 종속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은 플랫폼과 자국의 AI 개발을 지원한다.

플랫폼을 규제 대상으로만 봐선 잃는 것이 많다. 중요한 산업의 한 축으로 바라보고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