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위기의 정상들

작년 8월, '새로운 시대(New Era)'를 열고 경제안보를 망라한 모든 분야 밀착을 가속화한 한미일 3국 정상의 최근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4월 22대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야당에 완패하며 5년 임기동안 여소야대 국회와 함께하는 첫 대통령이 됐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 논란과 채상병 특검,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한 숱한 의혹까지 '바람잘날이 없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집권 3년차를 보내고 있다. 지지율(갤럽)은 몇 달째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여당 전당대회마저 '친윤'과 '반윤'의 싸움으로 호도되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더 심각하다. 4개월 남은 대선 첫 TV토론에서 실망감만 안기며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국 주요 언론과 민주당 고액 지지자들에게서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국가 정상 중 가뜩이나 국내 기반이 허약했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여당의 비자금 의혹이 확산하고 엔저 현상이 공고히 되면서 지지율이 10년 만에 최저치인 16.6%(NHK)로 곤두박질쳤다.

한미일 3국은 작년 8월 경제·안보·군사를 망라한 강력한 협의체를 구축했다. 정상 간의 친목이 아닌, 국가 간 협력 모델을 만들기 위해 제도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다가올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하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여전히 국내 현안에 발목이 잡혀 있다면 '캠프데이비드' 성과도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우리는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이미 그같은 일을 겪은 바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은 중국, 러시아, 북한과 달리 정권이 한없이 지속되지 않는다. 그간 군사안보에 치중했던 3국 간 협력의 제도화 역시 이제 경제, 통상, 무역까지 확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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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국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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