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첨단제도혁신 허브 경북' 민생토론회
제조 역량-AI·디지털 기술 연계
철강·섬유 넘어 신성장동력 발굴
동해안 수소경제에 8000억 투입
원전 생태계 복원·신산업화 선도
8개 시·도 기회발전특구 의결
상속공제 대상 매출 1조 확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원전, 수소를 중심으로 한 첨단제조혁신허브가 경상북도에 들어선다. 경주에 3000억원을 투입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포항과 울진을 잇는 8000억원 규모 수소경제 산업벨트도 구축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경북 경산 영남대에서 '동북아 첨단제조혁신 허브 경북'을 주제로 열린 26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우리 제조역량과 인공지능(AI), 첨단·디지털 기술을 연계해 첨단 제조업 강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는 취지다. 철강과 섬유 중심 경북에 신성장 동력을 불어넣어 첨단제조혁신허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SMR 제작 기술을 선제 확보할 수 있도록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3000억원을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까지 800억원 규모 원전 산업 성장 펀드를 만든다. SMR는 모듈형 제작·설치가 가능하다. '공장에서 원전을 만들어 수출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수한 국내 원전 제작역량이 SMR 분야로 확장되면 글로벌 SMR 시장 선점도 불가능하지 않다는게 윤 대통령 판단이다.
특히 SMR는 최근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포함됐다. 해외 주요국도 2030년대 초반 SMR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노형 개발뿐만 아니라 SMR 기자재 제작, 시공 등 파운드리 역량이 글로벌 SMR 시장 패권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해 원전 산업 생태계 복원과 신산업화에 경북이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목표다.
국정과제인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포항과 울진을 잇는 8000억원 규모 동해안 수소경제 산업벨트도 조성한다.
현재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는 30개 연료전지 기업이 수소 연료전지 국산화를 위한 수소 연료전지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울진에는 원자력으로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울진 원자력 수소 국가산단 조성을 추진 중이다.
민·관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장기적으로 관련 기업이 늘면 울진을 수소특화단지로 신속 지정해 국내 청정수소 생산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결정한만큼, 추진 속도를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지난해 7월 수도권 지역 반도체 제조 중심 클러스터와 연계된 소재부품 등 후방산업의 핵심 생산거점으로 구미 산단을 지정했다. 이에 대한 투자도 확충해, 실리콘웨이퍼, 쿼츠웨어 등 반도체 소부장의 핵심 공급기지로 도약시킨다. 2026년 시스템 반도체 설계 검증 등을 위한 R&D 실증센터를 만들고, 반도체 소재부품의 제조, 설계, 실증을 위한 시설도 늘린다.
한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이날 산업부가 제출한 기회발전특구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4월까지 접수된 경북·전남·전북·대구·대전·경남·부산·제주 등 8개 시·도에 대한 기회발전특구 지정(안)이다.
경북에는 이차전지·바이오·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다수 기업이 유치된 구미·안동·포항·상주 등에 있는 입지 총 152만평을 지정했다. 전남에는 이차전지, 해상풍력, LNG터미널 및 수소산업, 데이터센터, 문화콘텐츠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 기업을 유치한 광양·여수·목포·해남·순천 등 5개 지역에도 총 125.1만평을 지정했다.
전북은 탄소섬유, 동물용의약품, 특장차 등의 기업들이 유치된 전주·익산·정읍·김제 등 4개 지역 총 88만5000만평, 대구는 데이터센터와 이차전지, 전기차 부품 등 기업이 유치된 수성구, 달성군, 북구 등 3개 지역 총 82만7000평이 지정됐다. 대전은 바이오, 방산 기업들이 유치된 유성구 2개 입지 총 60만3000평, 경남과 부산은 각각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투자가 예정된 고성 내 입지 47만 6000평과 금융기업들이 수도권 본사를 이전하는 등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동구·남구 등 2개 지역 총 22만 7000평을 지정했다. 제주는 우주항공분야 기업이 유치된 서귀포 내 입지 9.1만평이 발탁됐다.
윤 대통령은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는 기업에는 기업 상속 공제 대상을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에서 1조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공제 한도도 최대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며 “기회발전특구 내에서 창업하거나 신설되는 사업장은 5년간 법인세 전액 감면, 그 이후에도 2년간 50%를 감면하고, 토지·건물 등 사업용 부동산에 대해서도 5년간 재산세 전액 감면, 이후에도 5년간 50%를 감면하는 등 파격적인 인세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