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조' 임금안 가결되자…머스크 “젠장, 주주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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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배송 이벤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춤추고 있다. 사진=유튜브(@Skynamicdrone) 캡처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우리 돈 60조원대에 이르는 성과 보상안이 가결되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무대에 올라 춤을 추며 기쁨을 드러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테슬라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 총회에서 머스크 CEO에게 경영 성과에 따라 수십조원대 가치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한 2018년 보상안 재승인 안건이 5개월 만에 통과됐다.

테슬라는 아직 찬반 표결의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주주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 소액주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8년 당시에는 73%가 머스크 CEO의 손을 들어줬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일 엑스(X · 옛 트위터)에 “지금까지 투표에 참여한 소액주주의 약 90%가 (보상안을 포함한) 두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상안 승인 결과가 발표된 뒤 테슬라 프레젠테이션 무대에 오른 머스크 CEO는 몸을 흔들면서 비속어가 섞인 격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나는 단지 이 말로 시작하고 싶다. '젠장! 여러분 사랑해!'”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이어 그는 향후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통한 테슬라의 성장 전망에 대해 “우리는 단순히 테슬라의 새 장을 여는 것뿐만이 아닌, 새 책을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에 가결된 보상안은 머스크가 테슬라의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단계별 성과를 달성하면 12회에 걸쳐 총 3억400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상안이 승인된 지난 2018년 기준 560억 달러(약 77조 2000억원)의 가치가 있었던 이 보상안은 테슬라 주식 단 9주를 보유한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의 소송으로 제동이 걸렸다. 머스크 CEO가 자신의 보상안에 대한 승인 절차를 통제하고 이사회가 주주들을 오도했다는 것이 취소 소송을 건 토네타의 주장이다.

올해 1월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은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줬지만, 테슬라 이사회는 주주들이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항소심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 보상안을 재승인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투표에 부쳤다. 이어 소액 투자자들을 결집하기 위한 노력 끝에 5개월 만에 재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보상안이 재승인됐다고 소송에 즉각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주들의 지지를 확인하는 것이 향후 항소심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18년 560억 달러(약 77조 2000억원)에 달했던 머스크 CEO의 급여 패키지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13일 증시 종가(182.47달러) 기준 480억 달러(약 66조 1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2021년에는 주가가 정점을 찍어 가치가 1조 달러(약 1377조 8000억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