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의 반도체 전자파 차폐용 공정 장비(EMI 실드) 사업이 되살아났다. 2021년 이후 판매가 감소했던 장비가 올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1분기 EMI 실드 장비로 67억원을 벌었다. 작년 전체 매출인 55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매 주문이 늘면서 실적에 본격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EMI 실드는 반도체에서 나오는 특정 전자파로 인해 다른 반도체나 부품이 오작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비다. 반도체 표면에 스테일리스·구리 등 금속을 미세하게 입히는 작업을 수행한다. 각종 정보기술(IT) 기기의 통신 기능이 강화되고 고주파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전자파 차폐가 중요해졌다.
한미반도체는 2016년 EMI 실드 장비를 처음 개발했다. 2020년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에 반도체 칩용 EMI 실드 장비를 납품, 약 700억원 규모 매출을 달성했다. 당시 회사 전체 매출의 28%가 EMI 실드가 차지할만큼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2021년부터 침체됐다.
올해 회복된 것은 고객 확대 효과다. 단일 고객사 비중이 높았던 사업이었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위성통신 사업자,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회사, 반도체 후공정업체 등이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통신 주파수 전환 움직임도 한 몫했다. 통신 업계에서 6세대(6G) 이동통신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려는 행보에 EMI 실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는 평가다. 주파수 대역대가 높아지면서 전자파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스마트폰용 반도체에 적용했던 전자파 차폐 기능이 통신장비 뿐 아니라 저궤도 위성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자율주행차용 반도체에도 전자파 차폐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구매 주문이 이어지고 있어 한미반도체는 올해 EMI 실드로 2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